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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호 Aug 08. 2018

그 장애물들도 알고 보니 네가 다 만든 거였어.


그 장애물들도 알고 보니 네가 다 만든 거였어.


넌 처음부터 그런 식이였어.


매번 기다리고 아쉬워하는 것 언제나 나잖아.

연락이 갑자기 끊길 때마다 뭘 했냐고 물어보면 

넌 언제나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피해만 다녔어.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려고 바빠 보이더라.

이해도 하고 맞춰주려고 노력도 많이 했어.


그런데 너랑 연애를 하는 동안에 나는 지금 뭘 하나 싶더라.

너를 만나기 위해서 내가 잡은 약속도 당일에 돼서야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갈 거 같다고 말하고

네가 잡은 약속도 항상 그 자리에 나가서 널 기다리다가 

까먹고 있었다던가 갑자기 못 나간다고 이야기하고 

그래도 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잖아.


- 아 그렇구나. 그럼 어쩔 수 없지. 

- 많이 바빴나 보네, 신경 쓰이게 해서 미안해.


이런 말들을 하면서 너를 이해하려고 했고

그 정도의 장애물은 우리 둘 사이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이 정도의 고난과 역경은 다 겪으면서도

결국 마지막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니까 내가 견뎌야만 하는 줄 알았어.


그럴 수 있다···그럴 수 있다···그럴 수 있다··· 매번 넘겼어.


지나고 나니까 그 말들은 사실 나 자신을 속이고 있던 거더라.

정말 화나는 게 그런 행동을 하는 나 자신이 익숙해지고 있다는 거야.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이건 정상적인 연애가 아니야.


이제야 알꺼같아.

그 장애물들도 알고 보니 네가 다 만든 거였어.

넌 나를 위해서 뭘 했는데?

아니 넌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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