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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호 Aug 14. 2018

만남보다 이별이 더 잦아졌다.


만남보다 이별이 더 잦아졌다.


무언가로 채워가기 바빴기에 이별이라는 건 모르고 살아왔다.

그렇게 내 방안은 수많은 것들로 채워지기 시작했지.


발에 치이고 필요 없어진 물건들과 하나둘씩 이별을 하기로 했다.

내가 채우기 시작한 것들을 내 손으로 이별하게 만들었다.


필요한 것들만 남은 줄 알았던 내방.


오래된 것들과 다시 이별하고 그 자리를 

다시 새로운 만남으로 채워나갔다.

하나와 이별하면 또 다른 하나와 만남을 했고 

만남과 이별은 동일하게 이루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모든 것들에겐 유통기한이 있었다.

날씨로 인해 더 빨리 상하거나 썩어갔고

갑작스러운 이별에 더 빨리 움직이며 만남을 이어가야 했다.


무언가를 채우고 만나는 것에 지쳐가는데

내가 채워갔던 모든 것들과의 더 이상의 이별은 싫은데

나와 곧 이별을 하게 될 것들이 무수히 많아 보였다.


저렇게 많은 것들을 다시 채워나가야 하다니.

더 이상 이별을 대체할 만남을 할 자신이 없어졌다.


만남보다 이별을 해야 할 것들이 더욱 많아진 지금.

만남으로 이별한 것들의 자리를 채우기에는 벅차다.


붙잡아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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