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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호 Aug 16. 2018

그 끝에는 행복이 기다리겠지.



그 끝에는 행복이 기다리겠지.



미련해 보일만큼 긴 시간을 두 발로 걸어왔다.

수많은 사람들의 반대와 손가락질에도 나는 꿋꿋이 걸어왔다.

좁은 자취방에서 나를 녹여 내렸던 시간이 헛되지 않았길 바라면서.


나에게 손가락질했던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당신들의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

그때는 내 몸에 분노가 가득 차 있었지.


내 몸에 끓어오르던 분노가 가득 차고 날 집어삼켰을 때 

머리를 식히기 위해 나를 뒤돌아본 적이 있었다.


나는 생각보다 대단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과

나를 너무 과대평가했다는 점. 나는 천재가 아니었다는 점.

화수분처럼 생각의 샘물은 마르지 않을 것만 같았는데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건조해진 지 오래란 점.


불편한 잠자리와 불안한 미래.

그렇기에 나는 편하게 잠들고 쉴 수 있는 날이 

없었지만 걸어가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내가 걸어왔던 길을 알려주는 발자국도 언젠가 지워질 테고 사라져 가겠지.

내가 이때까지 해온 일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 수도 있을 테고 말이야.


그래도 딱 하나만 믿고 걸어가는 거지.

그 끝에는 행복이 기다린다는 믿음 하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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