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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호 Aug 20. 2018

그때의 우리는 그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을 했을 텐데.


그때 우리는 그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을 했을 텐데.



언젠가 우리는 마음에 담았던 사람을 떠나보내게 된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내게서 멀어져 가고 있는 걸 보게 된다.


친구들의 이야기에서 당신의 이름을 우연히 듣게 된다면

무엇이 그렇게 부끄럽다고 손사래를 치게 되는 걸까.


들려오는 말들을 하나씩 자르며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처음 잡았던 당신의 따뜻한 손길.

당신이 나를 위로해주던 어두운 밤.

사랑한다고 말해주던 당신의 입술.

늦은 밤에도 끊어질 줄 모르고 전화를 하던 새벽.

하나의 우산을 나눠 쓰게 만들었던 그날의 소나기.

나의 눈빛을 피하던 눈물이 가득 고여있던 당신의 눈빛.

이별을 하고 당신을 떠나보내야 했던 버스정류장.

꿈속에서라도 만나고 싶어 했던 당신의 모습.


아직 기억 속에 남아 있을 텐데.

그렇게 쉽게 지워질 수 없는 기억일 텐데.


당신의 집으로 향하던 버스의 번호를 

잊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함께 보냈던 시간을 부정한다.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인사를 건넬 텐데.

함께 보냈던 아름다운 시간들을 부정하려고 한다.


그때 우리는 그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을 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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