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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호 Aug 30. 2018

당신의 지난 일주일은 어땠나요? - 3

나쁜 것들을 가르쳐주던 당신이 그리운 날


나쁜 것들을 가르쳐주던 당신이 그리운 날



오토바이를 타고 싶어 하던 나를 태운 뒤 아무도 없는 밤길의 모습을 보여주고

골목 구석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던 당신의 모습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나에게 담배를 건네며 피워보라는 말에 담배를 처음으로 입에 대어 보기 시작했고

수선집으로 나를 데려가 교복은 줄여 입어야 한다며 내 몸에 딱 달라붙는 교복을 입게 했었다.

누군가는 손가락질하며 세상을 삐딱하게 살아간다고 말할 것만 같은 당신의 모습.

당신이 나에게 보여준 삐딱한 세상은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던 나에게 세상의 거친면을 보여줬었다.


피는 섞여있지 않지만 나에게 친동생이나 다름없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당신의 모습.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질 때면 지금 하고 싶은걸 하면서 지내는 게 맞는 것 같다는 당신의 말.


항상 고맙게 생각하는 당신의 모습.

쓸 때 없는 고집만 늘어가는 것 같았지만 망설임 없이 무엇이든 도전해보는 성격은 당신이 만들어주었다.

피하기보단 직접 나서서 눈으로 봐야만 만족이 되는 성격 또한 당신이 만들어준 것.

소심하던 나에게 누구보다 큰소리로 이야기하는 방법을 보여준 것도 당신.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당신을 닮아가던 나였다.


시간이 흘러 우리 둘은 연락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고

고등학교를 다닐 때의 이야기가 오갈 때면 가끔 생각나는 사람이 되었다.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이야기들을 나누다 문뜩 당신이 생각났다.

당신에게 지금 내 고민을 들려주고 어떻게 해쳐나갔을지 물어보고 싶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아마 내 생각과 같을지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일 때문에 고민하지 말라고.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당신을 닮아가던 나였기에 감히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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