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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호 Sep 02. 2018

아무런 말이 없다는 건 무슨 말도 필요 없다는 건데.


아무런 말이 없다는 건 무슨 말도 필요 없다는 건데.



- 넌 왜 나한테 먼저 연락을 안 해?


투덜거림이 느껴지는 친구에게서 온 메시지

누가 먼저 연락을 하고 안 하고 가 중요한 걸까.

이런 메시지를 한두 번 받아본 게 아니기에 그때마다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내고 자주 연락하겠다는 마음에도 없는 말들을 하기 바쁘다.

꼭 매일 연락을 주고받아야 친하다고 느끼는 걸까. 난 그렇지 않은데.


그 친구가 해준 말이 기억에 남아서 메시지를 보내봤더니 

필요할 때만 연락을 하는 거냐는 퉁명스러운 말투의 메시지가 돌아왔다.

너에게 맞춰주려고 했던 내 모습은 땅바닥에 버려졌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지쳐가고 있던 나를 무너트렸다.


그때 난 섬으로 도망갔고 내 주변의 사람들과도 하나둘씩 멀어져 갔다.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르다 보니 남아있는 내 주변 사람들은 몇 없지만

이젠 아무 말 없이도 괜찮은 사이의 사람들이 남아있다.


꼭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도 나와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들.

누가 먼저 연락을 하고 안 하고 가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

친하다는걸 표현해 보이지않아도 다 알고있는 사람들.

지금 내 주변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사람만 남았나 보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사이가 아니라 아무 말이 없어도 괜찮은 사이.

아무런 말이 없다는 건 무슨 말도 필요 없다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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