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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호 Sep 02. 2018

우울하다고 말 한마디를 하면 되는 거였는데


우울하다고 말 한마디를 하면 되는 거였는데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점점 심해졌다.

반복되는 일에 즐거움이라곤 찾을 수 없었고

하루 종일 눈을 뜨는 일보다 감는 일이 더 편하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나타나는 결과물이 없다는 점이

내 어깨에 무서울 정도로 쌓여서 나를 짓눌려버렸다.


- 우울증인가?


잠깐 고민도 해봤지만 금세 관두어버렸다.

내가 고작 이정도 가지고 우울해할리가 없다는 생각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이 정도의 우울함은 가지고 살겠지라는 생각에.


누군가에게 우울하다고 말했다가 돌아올 손가락질이 무서웠기 때문일까.

그게 나를 방안 한 구석으로 몰고 있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그냥 인정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우울하다고 말 한마디를 하면 되는 거였는데

왜 이렇게 숨기고 싶고 도망치고 싶었던 걸까.

괜찮은 척 웃어 보이려고 노력했던 걸까.


내가 나 자신 조자 인정하지 않았으니 그런 것 같다.


- 맞아. 나 안 괜찮고 우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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