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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호 Nov 01. 2018

완벽하면 재미없겠다.​



무지개를 손으로 잡을 수만 있다면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거겠지.


과거로 돌아가 지우고 싶은 내 모습들을 바꿀 수도 있을 거고

혼자 있고 싶을 때는 달로 날아가 지구를 멍하니 볼 수도 있을 거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바꿔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도 있을 거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재미없겠다.


과거의 내 모습이 변한다면 지금의 내 모습도 변할 거야.

달로 날아가는 일은 누군가에게 꿈과 같은 일인데

아무렇지 않게 그네를 만들어 타고 있으면 얼마나 허무할까.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마음대로 바꾸면 

인연이라는 건 결국 내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겠지.


재미없겠다.

안 그래도 재미없는 일상인데.


옷깃만 스쳐간 인연이던가

내가 붙잡고 놓지 않는 인연이라던가

아무렇게나 지내버린 과거를

그리워할 줄 알아야 사람인 것 같아서.


그래야 사람인 것 같아서.

완벽하면 재미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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