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 a sketch. 34
하얀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주례단상으로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눈시울이 붉혀진 아버지와는 달리 여자는 턱시도를 입은 남자를 보며 웃어 보이고
그리고 그걸 바라보있는 다른 한 남자는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혀 멍하니 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축하 속에서 결혼식이 시작되었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
남자와 친구는 목소리를 낮추며 각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선영이 결혼하는 거 보니까 우리도 벌써 결혼할 나이가 된 거 같네.
내만 그런 거 아니 제? 나는 아직도 우리 대학교 1학년 때 놀았던 거 생각하면 엊그제 같은데. '
' 나도 그래. 시간 같은 거 빨리 간다고 느낀 적 없는데
한 달 전에 결혼식 청첩장 받으니까 갑자기 내가 너무 나이 들어 보이더라고. '
' 야 맞다. 내 궁금해서 그러는데 니는 지금 이 결혼식 보면 무슨 생각 드는데? '
갑자기 농담이 섞인 말로 남자를 순간 당황시킵니다.
' 무슨 생각 들겠냐. 그냥 그런 거지. '
' 에이. 나는 지금 이 같은 상황이면 엄청 기분이상할꺼같은데? '
' 막 기분이 이상하다거나 그런 건 없는데 너무 담담해서 신기해. '
대학시절 한참 동안 짝사랑하던 여자의 결혼식을 보면 자신도 우울하거나
아쉬운 마음이 가득할 거라 예상했던 남자는 담담해하는 자신이 신기합니다.
' 그리고 나랑 연애한 적은 없잖아. 아직도 모를걸?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거. '
' 네가 티를 내고 다닌 적도 없는데 우째알겠냐 알면 신기한 거지. '
주례를 봐주시는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고 축가를 부를 시간이 다가오자
남자는 정장 속 주머니에 무언가 가득 적혀있는 종이를 하나 꺼냅니다.
한참을 바라보면서 흥얼거리다 무언가 시작된다는 말에 자리를 일어나
결혼을 시작하는 두 사람 앞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는 마주 보고 있습니다.
노래를 부르며 남자는 마음속으로 자신의 못다 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정말 축가 불러주고 싶지 않았는데
네가 그렇게 원하니까 지금처럼 노래 부르는 거야.
이 노래는 내가 나중에 결혼하면 신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주고 싶었는데 지금은 하객으로 부르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해.
그래도 불러야지. 결혼 축하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