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 a sketch. 41
' 그 사람에게 여자 친구 있는 거 다 알고 있었어요. '
방금 자판기에서 나온 커피를 꺼내던 남자는 깜짝 놀라며 뒤돌아봤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자신을 보고 있는 남자의 반응에도 여자는 말을 이어갑니다.
'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난 매번 망설이고 다시 그 사람 마음속의 1번이 될 수는 없으니까
아쉬워도 내 마음 정리하려고 했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
여자는 말이 끝나자마자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 메시지를 보냈고
남자는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서있습니다.
' 아무리 그래도 그 남자는 여자 친구가... '
' 그러니까요. '
남자의 말을 끊어버리며 여자는 자판기에 동전을 넣었고
손에 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남자는 다시 말을 이어갑니다.
' 네가 무슨 말 하고 싶은지 다 알아.
주변 사람들이 만약 모른다면 아무런 문제는 없겠지.
그래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잖아. '
' 그래서 내가 포기하길 바라는 거예요? '
' 내가 꽉 막힌 건지는 모르겠는데 난 그랬으면 해. '
답답한 마음에 인상이 찌푸려진 남자의 얼굴을 보던 여자는
커피를 꺼내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처럼 사람처럼 고개를 떨굽니다.
' 그래도 그 사람이 좋은걸 어떻게 해요.
나도 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마음대로 하는 거 못된 거란 걸 알아요.
그런데 그걸 알아도 말처럼 쉽지 않으니까 내가 지금 이러고 있잖아요. '
말끝을 흐리는 여자의 목소리에 남자는 더욱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남아있던 커피를 다 마신 남자는 빈 종이컵을 구기며 쓰레기통으로 던졌고
머리카락으로 얼굴이 가려진 여자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차가운 바람 때문인지 둘 사이에 적정이 흘렀지만
이내 커피라도 한 모금 하라며 남자가 말을 했고
그제야 여자는 손에쥔 커피를 입에다 가져다 댑니다.
' 만약 그렇게 해서 그 사람의 마음을 돌려서 연애를 했다고 치자고
그러면 그것도 그거 나름대로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거 아니야?
두 여자 사이에서 정답이 있는 관계인데 망설인다는 건
그 사람도 좋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 건 나뿐이야?
그리고 그렇게 얻은 사람은 똑같은 방법으로 잃게 될 거야. '
' 나도 알지만 내가 더 사랑할 자신 있어요.
그 사람이 나보다 그 여자를 더 사랑할 수 있지만
나는 그 여자보다 그 사람에게 더 많은 사랑을 줄 자신이 있어요.
그 사람 아니면 난 안된다는 걸 이제는 알꺼같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