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Draw a sketch. 60

by 공선호

' 근데 우산은 뭐야? 비는 어제 다 그쳤잖아. '


궁금증 가득한 목소리와

조금은 이상하게 바라보는 여자의 눈빛을 남자는 느낍니다.


' 아, 이거 어제 아르바이트하다가 놔두고 갔지 뭐야.

그날 저녁에는 비가 그쳤잖아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나온 거 있지? '


아무런 감정 없이 내뱉는 한마디 ' 아 '

무언가를 이해했을 때 항상 나오는 여자의 습관을 남자는 봅니다.

하늘은 여전히 지금 당장 비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흐립니다.


' 그래서 어제 과제는 다한 거야? '


남자의 물음에 여자는 무언가 짜증 나는 일이 생각났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고 어제 있었던 일들을 남자에게 말합니다.

남자는 사실 다른과 과제와 사람들의

일들이기에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여자의 말에 박자를 맞춰줍니다.


' 그래서 화가 잔뜩 나서 산책이나 하려고 밖을 나갔는데 비가 오더라?

아침부터 하루 종일 거기 있다 보니까 우산도 안 챙겨 와서 큰일 났다 싶더라고

가만히 지켜봤는데 금방 그칠 비는 아닌 거 같아서 바로 짐 챙기고 나왔지 뭐.

근데 내가 나가니까 하나씩 다 따라 나와서 집에 가더라?. '


무언가를 물어봤을 때 항상 대답을 말하는 걸 깜빡하는 여자의 습관

그 습관을 남자는 알기에 다시 한번 ' 그래서 과제는 다했다는 거야? '라고 물어봅니다.


그제야


' 집에서 밤새면서 결국 다했지. 엄마가 안 깨워줬으면 나오지도 못했어.

이거 봐 얼마나 피곤했으면 화장도 안 하고 나와서 다크서클 다 보이잖아. '


여자의 눈을 가리키던 손가락을 따라가서 본 여자의 눈밑에 다크서클이 보입니다.


' 그 정도는 원래 있었지 않아? '

' 무슨 소리야, 나 이런 거 없었거든? '


티격태격 말싸움으로 번지다 여자가 갑자기 푸념을 늘어놓습니다.


' 그래서 어제 나는 비 맞으면서 뛰어갔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남자 친구가 데리러 와서 우산 쓰고 가더라고

그래서 나도 남자 친구나 만들어볼까 싶더라. '


' 남자에 관심도 없다면서 거짓말 치시기는 '


' 들켰어? 내가 무슨 연애를 해.

내가 할 것도 많은데 누굴 챙기고 할 시간이 어디 있어.

그냥 이렇게 그 순간에 부러워하고 마는 거지. '


말을 끝내고 웃으면서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의 시선

그 시선에 남자는 머릿속으로 생각합니다.



들고 있는 우산을 쓸 수 있게

지금이라도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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