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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 Feb 01. 2020

주한미군 취업을 위한 조언

주한미군, 신이 숨겨놓은 직장 

정년 60세. 그리고 8년 더 연장근무 가능.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들의 정년에 관한 이야기다. 연장을 포함해 최종적으로 68세에 퇴직하는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의 정년은 65세가 정년인 대학교수보다도 길다.


주한미군에서는 한국에 배치된 미군들과 적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 함께 근무한다.


영어를 사용하고 68세까지 일할 수 있는 주한미군을 가리켜 요즘 젊은이들은 '신이 숨겨놓은 직장'이라고 말한다. 물론 68세까지 근무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인지에 관해서는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들이 60세 이후에도 연장근무를 희망하는 것을 보면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 혹은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2013년 <주한미군 취업가이드>라는 책을 출간했다.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주한미군에 근무하면서 받았던 많은 혜택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라도 감사의 보답을 하고 싶었고, 또 그동안 잘못 알려진 주한미군에 대해서도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 보다 실력 있고 애국심 충만한 사람들이 이 조직에서 함께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책에서 미처 쓰지 못한 내용들, 소위 비하인드 스토리를 오프라인에서 만나 이야기해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주위의 조언에 따라 무료로 주한미군 취업세미나도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다.   


올 해로 6년째. 횟수로는 51번의 세미나를 진행했다. 그사이 수십 여명이 주한미군에 취업해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도 느끼고 있다.  

 

주한미군 취업세미나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취업세미나라고 하면 대개는 구직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의외로 좋은 학벌과 직업을 가진 소위 '엄친아'와 '엄친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예를 들면, 의사, 공인회계사, 비행기 조종사, 현직 장교, 교수, 대기업 사원, 대사관 직원, 공무원 등...  


이미 좋은 직업을 가진 그들이 왜 주한미군 취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첫 번째는 '저녁이 있는 삶'을 희망하는 부류다. 대사관, 공인회계사, 대기업 사원들은 적지 않은 연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받는 만큼 일해야 하고 인생의 시간도 투자해야 한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가족과 함께 해야 하는 저녁시간은 물론이고 주말도 반납한 채 일해야 할 때가 많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주한미군은 초과근무 (Overtime)를 해야 할 때에도 사전에 직장 상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예산이 있어야 초과근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과근무 승인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색한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을 비롯해 미 국방부에서 예산 긴축정책을 하게 되면 초과근무는 당연히 어렵다. 저녁이 있는 삶을 뛰어넘어 '저녁이 엄청 긴 삶'을 살 수도 있다.  


두 번째 부류는 한국기업 문화와 적성이 맞지 않는 사람들이 세미나를 찾고 있다.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초. 중. 고등학교 시절 유학을 하기도 하고 대학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권 국가에서 공부하는 일이 많다 보니 미국식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다.


한 무리의 주한미군 장병들이 태권도 수업을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출처: USFK, Photo by Elise Van Pool)


직장문화 역시 자유롭다. 대부분의 업무가 개인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불필요한 의전이나 행정도 한국사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편이다. 아침에는 미국으로 출근하고 저녁에는 한국으로 퇴근하는 직장생활이 그들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으로 어필한 듯하다.    


아무나 취업할 수는 없다.  

주한미군에는 한국인이 근무할 수 있는 직업의 종류가 약 200가지 정도가 된다. 우리 사회에 있는 직업군이 거의 다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면 변호사, 의사, 간호사, 치위생사, 물리치료사, 병원 행정, 소방, 경찰, 회계, 인사, 노무, 비서, 냉난방, 용접, 건축. 기계. 전기 엔지니어, 항공기 정비사, 자동차 정비사, 항공 운항실, 전화 교환대, 보급, 탄약, 위험물, 호텔, 은행, 볼링장, 골프장, 공보실, 의전실, 대외협력, 푸드코트, 식당, 환경, 보건, 연락담당관, 통역, 청소 등 다양하다.

  


주한미군 취업사이트 홈페이지

미 육군: https://portal.chra.army.mil/hr_public? id=kn_employment

미 공군:  https://www.51fss.com/employment/

미 해군: https://www.cnic.navy.mil/regions/cnrj/om/human_resources/Other_Local_National_Jobs/OL_Korea_Local_National_Positions.html

미 해병대:

https://www.mcipac.marines.mil/StaffandSections/SpecialStaff/CivilianHumanResourcesOffice/KoreanNationalInformation/

미 8군 지원단: https://cafe.naver.com/kscbn



주한미군 취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문성이 필수다. 특히 학력, 경력, 자격증이 하나의 분야로 일치되는 것이 중요하다. 경력도 없이 단순히 자격증만 가지고 있거나, 자신의 전공과는 다른 소위 '짬뽕 경력'은 주한미군 취업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68세까지 근무가 가능한 주한미군은 전체적으로 평균 연령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20대는 베이비, 30대는 아이돌, 40대는 청년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수식어가 따라붙기도 한다. 어쩌면 한국사회와는 역주행인 모양새다.


우리 사회는 서른 살만 넘어도 재취업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주한미군은 사정이 다르다. 채용했을 때 바로 현장에 투입이 가능한 경력있는 사람을 선호하다 보니 삼사십 대에 취업한 사람들도 제법 많다.


학력, 경력, 자격증이 하나의 분야로 일치되는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 그리고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영어실력이 준비되어 있다면 주한미군에 한번 노크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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