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국제 도핑검사관 활약기]
모처럼 주어진 꿀맛 같은 휴무. 그냥 호텔에서 축 늘어져 있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오늘은 하노이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갑자기 지난 4월 묶었던 구시가지 주변에 있는 호안 끼엠 호수를 가기로 마음먹고 길가에 서 있는 그랩(Grab) 오토바이를 탔다.
출발 전 기사분과 가격을 흥정하고 오토바이 뒤에 몸을 싣고 진짜 하노이 속으로 들어간다.
한 달 전 방문했던 콩 카페도 가 보고 베트남 분위기가 물씬 담겨있는 작은 그림도 몇 점 샀다. 한편에서는 저녁에 있을 행사를 위해 무대를 설치하느라 분주하다.
거리에 늘어선 기념품 가게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보인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외국인이 이렇게 많지는 않았는데 코로나로 닫힌 문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늘어난 모양이다.
옷가게에는 진품인지 가품인지 모를 유명 브랜드의 옷과 가방, 신발들이 저렴한 가격과는 대조를 이루며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족을 위해 몇 개 살까 하는 마음이 잠시 들었지만 이제는 훌쩍 커버린 아이들도 자신만의 스타일이란 것이 존재하는 까닭에 그냥 단념하기로 했다.
오후에는 함께 수고한 선생님들, 그리고 현지 자원봉사자들과 시간을 보냈다. 스무 살이 넘도록 한 번도 피자를 먹어본 적이 없다는 한 자원봉사자를 위해 피자집을 방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걷는 호수 주변에는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린다. 가족과 연인이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은 마치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마침 오늘은 맥주 거리가 운영되는 날이기도 하다. 서로 자기의 가게로 들어오라는 종업원들의 손짓이 왠지 정겹다.
그렇게 맥주 한잔으로 달콤한 하루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이제 하노이의 추억까지 챙겼으니 이번 출장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