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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 Apr 30. 2024

미 공군 최우수 소방서 2회 선정!

[Memories in Fire] 2009년 2월의 기억

미군기지는 지구촌의 복잡 미묘한 정치적 생태계와 국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하늘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인 미 공군은 지구촌에 폭넓게 분포되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 본토는 물론이고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튀르키예에도 미 공군이 자리하고 있고, 괌과 일본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오산과 군산에도 기지가 있다.


미 공군 또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특기(직무) 별로 병사와 부사관, 그리고 장교와 군무원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소방 분야는 전문성도 높고 미국사람들이 자원해서 입대를 희망하는 직종 중 하나다. 아마도 미국 내에서도 높은 소방관의 위상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미 공군 소방서는 대략 200여 개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미 공군 본부에서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최우수 소방서를 선정하고 있는데 지금 내가 근무하고 있는 소방서는 2008년과 2014년 두 차례나 최우수 소방서로 선정된 바 있다. 절대 왕관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해 오랜 기간 근무한 미군들조차도 자신이 근무하는 동안 평생 한 번 선정될까 말까 할 정도로 귀한 상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코로나 상황이 시작된 2020년 이후로는 미 공군에서도 한 동안 비대면 업무를 유지했었다. 재택근무는 물론이고 각종 시상식도 비대면으로 진행했으며 심지어 상장과 상패를 Fedex로 배송해 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에는 매우 성대한 파티가 마련되었다. 한 예로 2008년 우리 소방서가 미 공군 최우수 소방서로 선정되고 바로 그 이듬해 2월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시상식에 초대를 받은 일이 있었다. 당시 배려심 많은 소방서장 덕분에 한국인으로서는 내가 유일하게 초대되어 미국행 비행기에 함께 탑승할 수 있었다.  


워싱턴 DC에 도착하니 전 세계 미 공군에서 온 소방대원들을 맞이하기 위한 여러 가지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미 국방부 건물인 펜타곤과 미국 의사당을 방문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었고, 볼링 공군기지(Bolling AFB)에서 진행된 만찬에서는 또 다른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당연히 음식과 음악도 좋았지만, 소방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자부심 넘치고 존중받는 직업인지를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선명하다.    

    

2009년 2월 방문한 펜타곤


2009년 2월 방문한 미국 의사당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6년 1개월을 근무한 이후 주한미군 소방서로 자리를 옮겨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은 소방관으로서의 내 마인드와 시각을 폭넓게 만드는 소중한 기회를 선물해 주었다. 이미 두 차례의 수상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인 일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미 공군을 뛰어넘어 미 국방부에서 최우수 소방서가 될 수 있도록 도전해 볼 생각이다. 물론 혼자서는 할 수 없고 함께 해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소방관 #이건선임소방검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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