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검사관, 파리를 달리다]
이번 올림픽 개최지가 선정되고 난 뒤 많은 사람들이 파리올림픽 준비상황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우려를 쏟아낸 바 있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수질오염 논란 속에서도 센강에서 경기개최 강행, 야외 개막식 테러문제, 친환경 올림픽을 구현한다며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해서 여러 나라 선수단을 걱정하게 만들더니, 급기야 테러방지를 이유로 선수를 수송하는 버스의 창문을 걸어 잠그고 에어컨까지 틀어주지 않아 결국 외국선수 한 명이 버스에서 쓰러지기에 이르렀다.
테제베를 운영하는 프랑스 공영 철도회사 프랑스철도공사(SNCF)는 개막식 오전 프랑스 곳곳에서 파리로 연결되는 테제베 노선망 신호박스에 방화 공격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외국에서 온 도핑검사관들의 숙소도 예산을 이유로 파리 외곽에 있는 호텔에 배정하다 보니 호텔 주변이 영 안전하지 못해 불안한 출퇴근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저녁엔 술에 취한 사람들이 모여 앉아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무언으로 위협하고 있고, 거리에는 누워있는 노숙자들도 제법 많지만 그에 대한 대비책은 전혀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조직위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계획을 잡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20여 일 동안 호텔을 서너 번 옮겨야 하는 도핑검사관들도 있다. 심지어 심야에 근무를 마친 여자 검사관들에게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며 택시를 배정해 주지 않아 자비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낭만과 예술의 도시 파리는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볼거리가 참 많은 곳이지만, 사람들의 안전과 치안이 우선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면 파리를 방문하는 것은 어쩌면 큰 용기와 희생이 요구되는 도전에 가까울 것이다.
파리에 오기 전 찾아본 파리 관련 영상에서는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내용들로 도배가 되어 있는가 하면, 설령 현장에서 소매치기를 잡아도 공권력이 해 줄 수 있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장소가 파리라서 IOC(국제올림픽위원회)를 비롯해 많은 관계자들이 이번 올림픽 참가를 희망했다고 전해 들었다. 사실 나도 이번 올림픽에 선발되기를 간절히 바랐던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실제로 와서 생활해 보니 파리에서의 삶도 다른 곳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더 힘든 것처럼 보였다. 웅장한 에펠탑과 개선문, 고풍스러운 그랑팔레와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아름다운 몽마르트르 언덕 이면에는 펜스로 가려진 노숙자들의 삶이 있으며, 방문객들의 어려움에도 눈과 귀를 가리는 부실한 운영 또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도 파리가 왜 좋은 거예요? 그냥 파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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