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검사관, 파리를 달리다]
마침내 그랑 팔레 경기장에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장엄하게 연주된다. 키 192센티미터 귀공자풍의 잘생긴 오상욱 선수가 애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가슴에 손을 얹고 서 있는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순간이다. 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응원과 애정으로 그와 하나가 되고 나는 그 감동적인 순간의 현장에 서 있다.
도핑검사관으로 근무하면서 내가 담당한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선수의 금메달이 나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스켈레톤 종목에서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우리 경기장은 단연 주목을 받았으며 당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씨도 현장에 함께 있었다.
이번에 오상욱 선수가 좋은 소식을 가져오자 동료 검사관들 모두 축하한다며 인사를 건네온다. 마침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님도 시상식을 위해 경기장에 계셔서 가볍게 인사를 드렸다.
이번 시상식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프랑스의 명품 주얼리 브랜드 쇼메가 메달 디자인을 맡았고 메달 받침대와 시상식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 유니폼은 가격이 사악하기로 유명한 루이비통이 담당했다. 아마도 이번 시상식 자원봉사자 유니폼이 지구촌의 모든 대회를 통틀어 가장 고가일 것이다.
이번에 대한민국 선수단 규모가 매우 작아 메달의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았는데 그 우려를 잠재우며 이룬 금빛 칼날은 우리 선수단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
아직 경기는 더 남아있다. 이렇게 환하게 웃는 날이 더 많이 오길 바라며 대한민국 모든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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