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분가를 하며 나는 수원에서 공주, 그리고 세종으로 거주지를 총 3번이나 옮겼다. 이직하고 임신하고 아기를 낳고 키우느라 자연스럽게 서울에 있는 엄마집에는 아주 가끔씩만 가게 되었었다.
아기와 함께 일주일간 있겠다고 오랜만에 엄마집을 와서 엄마한테 잠시 맡기고 오랜만에 혼자 동네 산책을 했다. 그렇게 유명한 동네가 아니었기 때문에 예전에는 프랜차이즈 카페나 요즘 분위기의 식당이 없었는데 지금은 거리에 멋있게 입고 다니는 젊은 사람들도 많아졌고 힙한 꼬치구이나 야끼니쿠 등을 파는 음식점도 생기고 대형 쇼핑몰도 생겼다.
하긴 나도 이 곳에서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녔었는데 지금은 아기를 데리고 왔네. 동네가 변한만큼 나도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엄마집에 왔다고 하니 서울에 사는 옛친구들에게 만나자는 제안이 왔다. 얼마나 반갑던지.
선이는 중학교 친구다. 선의 친정집도 아직 그대로인데 잠시 휴식을 하러 엄마집에서 며칠 있다고해서 새로 생긴 쇼핑몰에 있는 카페에서 잠시 커피한잔을 하기로 했다. 아기가 걱정되서 남편이 아닌 누군가에게 맡기고 카페에 머물다 온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심지어 산후관리사님이 계실 때도 커피를 사서 오거나 집 앞 산책만 갔다 왔었다) 엄마는 믿고 맡길 수 있어 엄마에게 아기를 맡기고 잠시 나갔다. 오랜만에 보니 더욱 반가웠다. 벌써 두 돌 가까워져 가는 아기 엄마인 선에게 육아 고민도 나누고 또 밀린 근황도 나누다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그리고 나에게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친구의 어머니랑 친구라는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지만 어쨌든 친구만큼이나 친구의 어머니와도 나는 각별한 친구사이이다. 친구와 친구 어머니가 아기를 보러 엄마집에 놀러왔고 감사하게도 직접 백화점에 들러 아기 옷을 사오셨다며 수줍게 귀엽고 멋진 옷을 건네주셨다. 그리고 직접 쓰신 편지를 읽어주셨다. 내용은 이랬다.
[을지대병원에서 10월 말 수술한 후 1년 5개월여가 지나 귀중한 생명이 태어났어. 수술로 태가 건강하게 회복되고, 생명이 잉태되어 드디어 세상에 나온게 신기하기만 하네. 2025년 3월 18일 태어난 아기가 벌써 100일이 넘어 4개월이 지나고 있구나.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에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껴. 연한 순같은 너에게서 또다른 새싹이 나올줄이야!
동생도 좋은 가정생활을 해나가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용감하게 살아가는 모습도 좋아좋아. 힘들고 불안한게 왜 없겠냐만 힘차게 살아가는 너네의 모습이 늘 감동이야. 그리고 너네의 귀중한 삶에 해롤이와 나를 초청하고 환대하고 좋은시간들을 공유함에 마음깊이 고마워하고 있어.
어머님이 계속 건강하시고, 골프 실력이 나날이 발전하시고, 사업이 잘되시길 바라고, 너의 가족 그리고 동생의 가족 모두 21세기 희망의 가족들이 되기를 바라 ㅎㅎ. 특히 아기가 사람들보기에 그리고 하나님 보시기에 지혜와 총명이 자라나고, 건강하고 사랑스럽게 커나가길 바라. 은혜와 축복이 온 가정에 듬뿍 흘러넘치기를 기도한단다. 오늘 개봉하는 King of kings 애니메이션을 추천해 나도 아직 안봤지만, ㅎㅎ 2025년 7월 16일 너희들의 친구 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