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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구 Jan 01. 2020

공황장애, 기안이 뭐가 어때서?

<공황장애, 기안이 뭐가 어때서?>

웹툰작가 기안84의 수상소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아니 누군가가 논란거리로 만들어 물어뜯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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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자기와 다르면 숭배하거나 배척한다. 단지 다른 것일 뿐 결코 틀린게 아님에도 보편이라는 주관적인 잣대로 옳고 그름을 따진다.

사실 누구나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구석을 하나 쯤 갖고 있게 마련이기에 모든 사람은 다르다고들 한다. 그러니 누군가를, 어떤 행동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말 할 필요도 없다. 그리되면 누구나 다들 틀린 사람이 될테니까.

굳이 해명이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뒤늦게 올라온 해명성 글에서 기안 작가는 공황장애 약을 정량의 3배를 섭취해 완전 취해있던 상태였다고 밝혔다. 즉, 그를 벼랑으로 모는 많은 사람들이 절대 공감할 수 없는 '다른' 상태였다는 뜻인데, 여전히 물어뜯기고 있다. 과연 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나?

공황장애는 신경이 아주 날카로워져서 누군가가 나를 죽일 것같다는 느낌이 계속 드는 굉장히 힘든 정신병이다. 숨도 쉬기 힘들고 엄청나게 빨리 뛰는 심장박동과 그 소리 때문에 잠을 잘수도 없다. 잠을 못자니 더 날카로워지는데 이러한 이유로 이 병은 시간이 갈수록 더 힘들어진다. 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약을 안먹을 수 없는데, 약을 먹으면 날카로웠던 신경이 둔해져서 긴장이 사라지고 타인을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정량보다 훨씬 많이 먹었으니 당연히 더 상태가 안좋았겠지.

하이에나같은 소인배들은 좀처럼 타인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단지 내 기준에만 맞춰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결코 실수라는 빈틈을 놓치지 않는다. 그들도 실수는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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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가십거리를 만들어 물어뜯는 걸 즐기는 손가락들 때문에 많은 별들이 졌다. 그리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상처를 내고 후벼대는 이들 때문에 더 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사실 드러나지 않은 당신도 언젠가는, 어딘가에서는 가십의 타겟이 될 수 있다. 따가운 시선과 손가락이 나를 향하면 숨조차 쉴 수 없을만큼 삶이 무거워진다. 당신이 원하지 않듯, 누구라도 원하지 않겠지.

그러니 이러면 어떨까?
다른 누군가가 실수를 할 때, 귀여운 어린아이를 보는 것 처럼 귀엽게 보고 넘어가면 어떨까? 애는 그럴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 사람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라며. 그러면 내가 실수를 할 때도 누군가가 나를 귀엽게 봐주는 문화가 생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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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은 지옥이 아니다.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해하자.
이해할 수 없다면 그대로 받아들이자
어린아이에게 관대하듯 관대하자.

"귀엽네" 라며.

2020년은 귀여운 한 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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