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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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현 감독 영화는 주제의식이 뚜렷해서 좋다.
물론 주제의식을 풍부하게 표현하기 위해 다소 장황하고, 전개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다만 나는 핵심 주제를 더 많이 고려한다. 따라서 이야기의 촘촘함은 별로 따지지 않는다.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그점에서 이 영화는 한국-일본 간 질곡의 역사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장재현식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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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의 잔혹함처럼 우리나라는 일본에 수탈당했다. 고려 말 왜구부터 임진왜란, 일제강점기까지 대한민국은 돌아보면 내내 편한 날이 없었다.
한국 귀신은 ‘한’이 중요한 키워드란다. 억울함만 풀리면 조력자가 되어 주인공을 도와주기도 하고, 자신의 한을 이해해준다면 (귀신이) 악당도 너그럽게 용서하고 구천을 떠돈다는 내용이다.
일본 귀신은 다르다고 한다. 그냥 잔혹할 뿐이다. 제물을 바치며 그 잔혹한 행위를 잠시 중지시킬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재발되어 끊임없이 괴롭힌다. 마치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당해왔던 것처럼.
우리나라 국민들은 일본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우리는 일본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요청한다. 일본이 아마 그 ‘한’을 알아줬으면 하면 하는 마음일거다. 그 한이 풀리면 우리는 일본을 너그럽게 용서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여태껏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내 생각에 일본은 (아마) 앞으로도 진심어린 사과를 안 할 거라고 생각한다. 참 억울하지 않은가? 이게 어쩔 수 없는 국제정치 정서란 것인가? 나는 모르겠다. 외교가 과연 중요한지. 우리 나라 국민의 한을 풀어주는 게 더 중요한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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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최민식이 우리 후손을 위해서라도 쇠말뚝을 뽑자고 하는 말이 인상깊다. 냉혹한 현실을 보면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하지 않을테지만, 영화에서 만큼이라도 우리 가슴에 박힌 못을 뽑자고 나는 이해했다.
쇠말뚝이었던 오니는 마침내 처단됐다. 하지만 최민식은 간을 내주어야 했고, 수술 이후에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를 흘린다. 내상이 깊은 거다. 상처의 후유증이 계속 남아있는 거다. 그래도 그는 꾸역꾸역 살아간다. 힘들지만, 괴롭지만, 그래도 사는 것이다. 이렇게 영화는 마무리 되었다.
참 가슴 아픈 우리나라의 역사. 그리고 역사 속 그 국민들은 여전히 아프고, 아플 것이지만 잘 버텨내고 있다. 이렇게 영화는 말하고자 했던 게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