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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자 May 17. 2017

서울시가 1억 들인 슈즈 트리, 예술인가 흉물인가?

사진으로만 보다 직접 찾아가 봤다

SNS에서 최근 버려진 신발로 만든 '슈즈 트리' 사진이 핫하더라고요. 환경미술가 황지해 작가의 재능기부로 만든 '슈즈 트리'는 신발 3만 켤레로 이루어진 높이 17m, 길이 100m의 대형 설치 미술 작품인데요. 노후돼 철거 위기에 놓인 서울역 고가를 도심 속 정원으로 재생시킨 ‘서울로 7017’의 완성과 함께 도시재생의 의미를 일깨우고자 기획된 전시예요. 폐기되는 신발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예술품으로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up-cycling) 작품이에요.


이 작품이 예술이냐 흉물이냐를 놓고 설전이 뜨겁더라고요. '서울로 7017'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신발 나무' '서울역 신발' '신발 트리'가 뜰 정도였죠. 대체 어느 정도라서 그렇게 논란인가 싶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녀와봤어요.


보통 이런 작품은 실물과 사진이 다른 경우가 있던데 최대한 실제 느낌이 나도록 찍어봤어요. 엄청나게 많은 신발의 폭포수가 압도적이었어요. 우려하는 것처럼 냄새가 나지는 않았고요. 전시 중에 비가 오면 어떻게 되려나 조금 걱정되기는 했습니다. 마침 이날은 한 방송사 기자가 지나가던 외국인에게 작품에 대한 감상을 묻고 있더라고요. 그들의 눈에는 이 작품이 어떻게 비쳤을까요?


논란이 커지자 황 작가가 5월 1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신발은 도심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가 무엇인지 방향성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며 "신발은 누군가의 시간일 수 있고, 오래된 이야기일 수도 있다"며 "설치 미술을 개념예술 측면에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슈즈 트리는 서울역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 개장일인 5월 20일에 정식으로 완성된 모습을 선보입니다. 20일부터 28일까지 전시됐다가 29일 전면 철거될 예정입니다. 9일 간 운영에 들어가는 예산은 약 1억 원입니다. 심오한 예술의 세계,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영문 버전은 아래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http://thedissolve.kr/shoe-per-seoul-station/


구석구석 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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