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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Aug 04. 2016

아이디어 회의

뭣이 중한지도 모르고..

친구와 함께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반 농담 /진담을 섞어 이야기하곤 했다. 


1. 핸드폰 수리

직장인들은 핸드폰이 망가졌을 때, 수리하러 갈 시간이 없다. 방문해서 픽업 및 수리하여 다시 갖다 준다면 직장인들은 시간이 돈이기 때문에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2. 프리미엄 과일 배달

과일을 살 때마다 이 과일이 맛있을지 (당도가 높을지) 모험을 하고 사야 한다. 도대체 과일이 맛있을 확률은 50%도 안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불안에 떨어가며 과일을 사야 하는 것인가? 프리미엄 과일 배달 서비스는 100% 당도를 개런티 하여 배달을 해 주며, 배달 가능 시간은 아침부터 새벽까지이다. 밤늦게, 새벽에 과일을 먹고 싶어 하는 1인 가족들의 귀찮음을 해결해 주는 서비스

3. 고객 맞춤형 지식인 서비스

카톡을 이용해 집안의 모든 궁금증 및 문제 해결 솔루션을 제하는 맞춤형 지식인 서비스

집안에서 생기는 잡다한 모든 문제점에 대해 일반인들은 검색할 키워드 조차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카톡 및 전화로 상황을 문의하면, 고객에게 맞는 가장 적절한 솔루션을 접 찾아주는 서비스

4. 모바일 전자 스탬프

카페에서 종이로 나눠주는 스탬프 폰을 모바일로 전환해서 적립을 까먹지 않고 할 수 있는 서비스

5. 유아용품 중고 거래 서비스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책 등은 새 제품을 사도 얼마 쓰지 않아 버리거나 누군가에게 줘야  때가 많다. 따라서 유아용품 등을 서로 물물 교환 및 판매할 수 있는 전문 중고거래 장터를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6. 직장인들을 위한 엄마 도시락 서비스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나가봐야 맨날 똑같은, 그러나 꽤 비싼 금액을 주고 점심을 먹어야 한다. 맛도 별론데.. 그래서 직장인 주변에 사는 이웃의 동네 아주머니,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도시락을 만들어 주변 직장인들에게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 (식품위생법 따위 전혀 고려 안됨) 직장에서도 엄마 밥을 먹을 수 있다!


뭐 말은 쉽지, 우리는 계속 이렇게 웃고 떠들어가며 여러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이외에도 많았지만, 위 내용을 보면, 몇몇 스타트업에서 이미 진행을 시작했거나 이미 존재하고 있는 서비스들 이기도 하다. 이 내용들은 어릴 적 친구들과 술 마시면서 안주거리로 이야기하던 내용이기도 한데, 그 당시만 해도, 아이디어들에 대해 공격하고 방어하는 것에 꽤나 열심이었다. 이제 깨달은 것은, 지속적인 실행을 통해 밝혀내는 가설 검증을 제외한 상상 속의 가설 검증 및 갑론을박은 전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브런치 한 작가님이 말씀하시길, 좋은 아이디어란, 실행 및 개선을 포함해야 한다고 하셨다. 예전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비밀로 이야하거나 서로 공개하길 꺼려한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귀엽다.) 그러나 실행 부재의 좋은 아이디어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내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 한 투자자님께서 말씀하시길, "팀에 자신이 있고, 어느 회사에서 하고 있는 아이디어를 더 잘할 수만 있다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치 않다" 고 하신 게 기억이 난다. 왜 투자자들은 대표와 팀을 보고 투자를 하기도 하는지 이해가 간다.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그 유명한 paypal의 공동창업자 피터 틸 아저씨가 쓰신 '제로 투 원'에서는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라는 내용이 주된 주제다. 즉, 이미 경쟁이 치열한 곳에는 눈도 돌리지 말라는 것이다. 아무도 하지 않으려 하는, 어려운, 흥미가 없는, 미개척지 시장에 가장 먼저 들어가, 누구도 들어오지 하도록, 경쟁하지 못하도록 독점을 해 버리라는 것이다. 위에 말한 투자자님들과의 말과는 조금 다르지만, 우리는 피터 틸 아저씨의 말을 따라 아이디어를 조금 더 다듬기로 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가운데 우리가 발견하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하는 토대로 고민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친구와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우리가 여행(특히 해외)을 하면서 느낀 점은, 이미 너무 관광상품화되어있는 여행시장이 무척이나 진부하다는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젊은 대학생 친구들 조차 유럽 코스 여행에 단체로 따라가기도 했었다. 그러나 요즘 어느 대학생이, 젊은 직장인이 코스 프로그램을 쫓아다닐까? 이제는 바야흐로 배낭여행의 시대이다. 모두가 직접 자기만의 코스를 짜고, 비행기, 기차, 버스 등을 짜거나, 심지어 예약조차 하지 않고 대략적인 포인트만 잡고 여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너도 나도, 서로의 여행의 특별한 내용을 강조하며 여행 후기 등을 올리기도 한다. 내가 직접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이미 이런 배낭여행 조차 넘쳐나는 정보와 outbound 한국인 여행객 수에 의해 대부분의 특별한 여행지 조차 또 슬프게도 꽤나 진부해졌다는 것이다. 


우리가 집중했던 것은, 아직 존재할 법한 '특별함'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여행에서 특별한 그 어떤 것을 원한다. 그 특별함이란, 이제는 새로운 장소만으로는 이루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미 수많은 정보들로 숨겨진 장소를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가장 특별하게 느꼈던 점은 '사람'이다. 여행을 하면서 만난 사람 중, 현지에 살고 있던 '현지인'과 만났던 추억들은 잘 잊히지 않는다. 참 이상하다.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동행했던 한국인들은 대부분 기억에서 잊히기 마련인데, 현지에서 만났던 현지인들은 아직도 이름까지 기억이 난다. 우리는 현지인과의 만남, "local experience"에 대해 좀 더 연구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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