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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Mar 25. 2016

진짜 여행, 현지인 집에 놀러 가기

couch surfing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지는 않지만, 여행을 갈 때마다 추구하는 것은 "into the local"이다. 즉, 현지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유명한 관광지는 여기저기서 사진을 통해, TV 및 인터넷을 통해 이미 많이 봐서 감동도 덜하다. 내게 무엇보다 즐거움을 주는 것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또 함께 밥을 먹고 친해지는 것이다. 처음 독일을 여행했을 때도 그랬고, 그다음에 카우치서핑을 통해 동유럽을 숙박비 없이 현지인 집에서 자면서 돌아다녔던 것도 내게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 우리도 여러 통로를 통해 외국인을 집에 초대해서 (물론 사정이 안돼서, 같은 마음을 가진 친구 집에 초대를 하고 있다.) 밥을 함께 먹고 함께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


왜 Couchsurfing 인가?

couchsurfing 이란 말을 들어봤을지 모르겠다. 카우치서핑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Airbnb 의 숙박업과 비슷한 플랫폼이나, 여기에는 돈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단순히 "니네 집에 소파 하나 남는 거 있음, 가서 잠 좀 자도 되니?"라고 물어보는 곳이다. 어떤 정시 나간 사람들이 그런 걸 이용하겠냐고 물어본다면 여기를 한 번 가보시라.

www.couchsurfing.com

수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 도시에서 내가 집에 몇 명을 재워줄 수 있고, 또 나를 재워달라고 돌아다니는 여행객들이 수두룩하다. 그들은 왜 이걸 하는 것인가? 일종의 공유 경제이기도 하고, 서로에게 윈윈 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현지인들과 쉽게 어울리고 또 숙박도 무료로 할 수 있다. 집에 초대해서 재워주는 집주인 입장에서 역시, 큰 무리 없이 전 세계 여행객들을 만나며 간접적으로 그들의 여행에 동참할 수 있다. 또 그들과 친구가 되고, 많은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을 뿐 더러, 나중에 초대한 게스트들의 나라로 여행을 할 때, 서스름 없이 연락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여기서는 "돈"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상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들어오지 않는다. 판이 계속 깨끗한 채로 오래 유지된다는 말이다.


Airbnb 가 엄청 성장해서 이제는 호텔업계가 무시할 수 없는 큰 시장이 되었지만, 본래 사업의 취지와는 달리, "공유경제"라는 말을 쓰기가 어려울 정도로 상업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집 전체를 단기 임대해주는 서비스는 더욱 그렇다.(뭐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적어도 내가 경험한 Airbnb의 상업적인 호스트들은, 옛날 민박업 주인아주머니의 '정' 보다도 못하다.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자고 떠나버리는 것일 뿐) 물론, 유럽에서 경험했던 Airbnb는 생각보다 원래 취지의 집에 남는 방을 활용하여, 여행객들과 가까이서 그들을 만나고 대화하려 했더 좋은 경험도 있다.


다시 카우치 서핑으로 돌아와서 이야기하자면, 카우치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소파'이고, 소파를 타고 전 세계를 surfing 한다는 말이다. 웹서핑을 한다고 하지 않는가? 소파를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한다고 생각해보자. 너무너무 신나는 일이다. 더욱 대단한 것은, 내가 다른 나라에 가서 카우치에서 자며 여행을 할 때뿐 아니라, 내가 우리 집에 여행객을 소파에 재워줘도, 나 또한 전 세계를 그와 함께 여행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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