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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Mar 14. 2017

오토바이 출퇴근

중간 후기

지옥 같은 아침 출근길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끼리 부딪히고 겨우 겨우 내린다. 버스를 타도 마찬가지. 원하고자 하는 역에 내리기 위해서는 치열한 사투를 벌여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내리는 사람을 위해 내렸다 타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정류장을 지나쳐 한참을 걸어 돌아와야 할 수도 있다. 


이 지옥철을 벗어나고자 짱구를 굴려서 내린 결론은 '오토바이'.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 나는 겁이 상당히 많다. 오토바이를 사기 전에 오토바이를 탐으로서 발생 가능한 대부분의 사건, 사고들을 찾아봤다. 결론은, 사고 날 확률을 생각하면 오토바이를 타면 안 된다는 것. 자전거를 타거나 도보로 걸어 다닐 때에도 사고는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조심해서 타면 괜찮다는 누리꾼들의 의견을 존중? 하고 중고 바이크를 구매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나는 바이크 출퇴근을 무리 없이, 사고 없이 진행하고 있다. 수동이라 처음엔 시동도 자주 꺼지고, 약간은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남자들은 2주면 모든 수동 기어 기계에 적응할 수 있게 된다. 요즘 겨울철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영상인지 영하인지 확인한다. 왜냐하면 영하에선 정말이지 아무리 껴 입어도 너무 춥기 때문이다. 


내가 구매한 오토바이는 125cc라서 연비가 상당히 괜찮다. 대략 한 번 주유소에 들리면 만원 정도를 주유하는데 한 일주일 반 ~ 2주 정도 타는 것 같다. 대중교통비 생각하면 하루에 왕복, 적어도 2,600원, 계산하면 일주일에 13,000원 정도가 된다. 오토바이를 타면 많이 양보해서 일주일에 주유비가 약 6천 원 정도 하는 것 같다. 물론 여기에 오토바이 가격, 그리고 보험비가 빠져있다는 것은 함정. 보험이 한 달에 약 2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일주일에 5천 원, 즉 합하면 11,000원. 그냥 대중교통비랑 동일하다고 생각하자. 

이쁘다

그럼 여기서 장점이 있다. 일단 내가 버스나 지하철로 출근하면 대략 5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바이크로 다니면 약 30분 내외로 도착한다. 사람들 틈에 껴서 사투를 벌여야 할 일도 없다. 주차도 그냥 가다가 도보 끝에 세워 둘 수 있다. 친구들이 자동차 추자장을 찾느라 애쓰는데 나는 그냥 세우면 된다. (물론 항상 인도나 차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안전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웬만하면 자동차들 사이로 지나가지 않는다. 아직, 그럴 깜냥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주 가끔, 빨간 불일 때는 천천히 스윽 지나가서 맨 앞으로 가기도 하지만, 여전히 아직은 조심스럽다. 급출발, 급정거는 절대 금하고, 특히 사거리에서는 신호등이 파란 불이어도 신뢰하지 않고 왼쪽, 오른쪽을 반드시 살핀 후, 건넌다. 커브를 돌 때는 안전한 차를 제일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두고 돈다. 천천히. 도로 주행할 때는, 주변 자동차 운전자들이 다 나쁜 사람들이라고 의심을 한다. 나를 못 보고 신호 없이 차선 변경하는 차들에게는 가차 없이 빵빵 주의를 준다. 살기 위해 도로에서 나의 존재를 열심히 알린다. 

나 여기 있어요!

이건 뭐 거의 자전거?

사람 욕심은 끝이 없나 보다. 바이크 탄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부터 125cc가 맘에 들지 않는다. 연비는 확실히 좋지만... 주변에 남자다운 엔진 배기음을 내는 바이크들을 보면 탐이 난다. 일단은 출퇴근 용도로는 백점 만점에 백점!

단점은... 언제나 머리가 눌려 있다. 이거 생각보다 되게 없어보인다. 아무리 샤워를 하고 나가도 머리를 감았냐는 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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