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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밍줌마 Aug 17. 2022

"엄마는 힘들다고 하지 마!"

지상근무 에피소드

요새야, 코로나로 잠깐 멈춰버린 해외여행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여행에 대한 열기는 늘 뜨거웠다.


항공사 직원인 나도 처음 들어보는 항공사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24시간 비행기가 부지런히 운항을 함에도 ,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비행기는 여행객으로 가득하다.


봄가을 은 신혼여행객, 여름 겨울 은 학생들 방학을 맞아, 가족 위주의 관광객 등 사계절 빼곡히 여행의 이유는 늘 존재한다.


나한테야 지긋지긋한 일터지만, 여행객들은 '인천공항'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얼굴에 설렘이 가득하고 들뜬표정이니, 그 모습에서 좋은 기운을 얻기도 한다.


 SNS 인증을 위한 소위 '공항룩'을 얼마나 신경 써서 차려입었겠는가? 커플끼리 '커플룩' 가족끼리 '가족룩' 요새는 '부부 룩''모녀 룩'까지 이름 붙이기 나름이다.


넓디넓은 공항 여기저기 숨은 맛집을 찾아보고, 광활한 면세점에서 쇼핑 즐기고,...'까르르, 까르르' 모두들 밝다.


 이 시점에서 우리 딸이 말한다. "난 인천공항 냄새가 너무 좋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신선한 냄새인데 공항 안에 들어서면 , 순식간에 밖의 모든 소음이 차단되면서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느낌이야! 화장실도 거의 호텔 수준으로 넓고 깨끗하고 '예술작품'처럼 꾸며놓고 얼마나 좋아?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고.. 세계의 명품들을  면세점에서 실컷 '윈도쇼핑'이라도 할 수 있고..

'최고의 근무조건이니까 엄마는 힘들다고 하지 마!!라고 살짝 핀잔을 준 적도 있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원래 인간은 자기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모르듯 일터는 일터일 뿐, 이러저러 사건들에 치이고 스트레스에 치이면 도망가 고픈 적도 많았다.




갑자기 생각나는 에피소드 몇 가지가 있다.


1. 승객이 체크인 수속을 한다.

 직원이 묻는다.  "손님 짐은 있으세요?" 승객이 살짝 당황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레 대답한다  "'전세'인데요"

( 헐 헐 헐!!)

 '짐'을 '집'으로 알아듣고 나온 대답인데, 지금 생각해도 우습다. 아니 귀여워 죽겠다.



2. 신혼여행 가는 커플이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타야 하는데 신부가 사라졌다.

10 여분을 지연하면서까지 찾아도 없다. 남편이 말한다. "신부가 화장실 간다고 한 후 연락두절이다."  결국 이 커플을 두고 비행기는 떠났다. 망연자실한 표정의 신랑은 우리 사무실에서 신부룰 기다렸다. 신부에게서 우리 사무실로 전화가 왔다.  중매로 급히 진행한 결혼이었는데, 갑자기 도망치고 싶었다고, 신랑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순박해 보이는 신랑이 끄덕이며 일어서더니 무거운 뒷모습만 남기고 다. (참. 이런 일도 있었구나!!)  



3. 20여년전에는 한복을 입고 신혼여행가는 신부가 종종 있었다.  


어느날, 한 신부가 빙콕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 비행기는 미국 LA  출발후, 인천공항에서 다시 승객을 태우고 방콕으로 가는 환승비행기였다.


 이미 비행기안은 LA 에서 탑승한 외국인이 많이 있었다.  갑자기 우아한 한복을 입은 신부를 보자, 일제히 시선이 집중되었다. 처음엔 당황한듯 했던 신부가 어느새 그 시선을 즐기며 수시로 일어서서 비행기를 산책하듯 돌아다녔다. 기념사진을 같이 찍자는 외국인과 사진도 찍으며 마치 '슈퍼스타'의 모습이었다. 그러던중  갑자기 '퍼스트클라스' 담당 승무원이 나를 부른다. 지금 한복입은 승객이 'FIRST/BUSINESS CLASS 를 다 돌고있으니 제발 자제시켜달라고.   '하하하'


방콕도착후, 정리하고 나가다보니 그 승객은 다시 방콕 공항 직원들에 둘러싸여 '포토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3. 과거에는 비즈니스를 이용하는 소위'사장님'포스 풍기는 승객이, 젊고 야해 보이며 나이 차이나는 여자들과 비행기를 타는 경우가 꽤 많았다.

마치 불륜 드라마에서 보듯 그들은 거의 끌어안다시피 애정행각을 하고, 면세점에서 원하는 것도 척척 사준다. 우리는 직감적으로 '불륜커플'의 여행임을 직감했다.


예상대로 비행기가 뜨고 나면, '사장님'승객의 부인이라며 남편의 탑승 여부, 옆자리 앉은 사람이 누구인지 등을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당시는 전화상으로 승객 탑승 공개가 되지 않고, 직접 공항에 와서 탑승자 명단을 직접 확인하도록 하는 시스템이었다.)  몇 시간 후, 우아해 보이는 사모님이 사무실로 들어오시고 , 명단 확인을 하고, 눈과 코에'불'을 뿜으시며 나가셨다.



--TO BE CONTINUED-



오늘은 글은 쓰고 싶은데, 내용 정리가 잘 안 되네요. 두서없지만 졸린 오후에 편하게 웃으시라고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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