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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밍줌마 Sep 05. 2022

제주도  '안끄레'' 바끄레'를 아시나요?

제주의 풍습 1

간단히 말하자면, 제주의 가옥구조에서 파생되는 '제주사람들'의 '찐' 숨은 얘기이다.


전형적인 옛날 제주 가옥은 '안끄레'(안채)와 '바끄레 (바깥채)가 'ㄷ자' 구조로 거의  성인 대여섯걸음 정도의 마당을 공유하며 있다.


요새는 민박집으로 많이 개조하여, 관광객들에게 이 단어가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위,사진상 하얀 집은 남향이며 "안끄레" 붉은 지붕은 "바끄레"이다.)



 제주는 전통적으로, 주로 부모가 '안끄레'에 거주하며 살다가 아들이 결혼하면 일단 '바끄레'로 분가를 시키고, 추후 집을 마련할 때까지 거주하게 한다.


만약 남동생이 있어 그가 결혼을 하면 그에게 '바끄레'를 양보하고 형은 새로운 집을 얻어 나가야 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마당을 공유하며 초근접 거리에 살지만, 부모와 자식은 철저히 분리된 부엌이 있고 식사도  따로 한다. 시부모를 모시는 개념이 아니라 각자의 공간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구조이다.


특별한 용무가 있지 않는 한, 절대로, 절대로 서로간에 노크하지 않는다.  지나친 배려(?)라고나 할까?.  소위 신세대식 사고방식으로서, 제주는 이미 오래전부터 프라이버시에 관한 한 매우 앞서있었던 거 같다.


그러다보니,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도 꽤 적은편? 이고  '고부갈등'이 뭐에요?라고 묻기도 한다.ㅎㅎ

 

나도 어릴 적 '바끄레'에 살다가 '작은아버지'가 결혼을 하면서 새로운 집을 구해 나온 기억이 있다.


하지만, 장남의 경우는 '안끄레'를 아들에게 양보하고 부모가 '바끄레'에 살기도 했다.  




제주 노인들은 자립심이 매우 강하다.

나이 들어도 자식들에게 용돈 받는 것을 다소 껄끄럽게 생각한다. 일체의 도움받기를 강력히 거부하는 특성이 있다.


나의 육지 시부모님은, ''내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식들이 주는 용돈은 성의를 보고 받아야 한다"라는 개념을 갖고 계시지만, 우리 친정 부모님은 어떤 방법으로든 받은 용돈은 돌려주고야 만다.


' 자식한테 돈받아 사는건 무능력한 부모다!'라는 관념이 꽤,, 쓸데없이 강하게 뿌리박혀있다.

그냥 그게 제주 스타일인 거다.


늙은 부모와 한마당에서 살면서 식사를 따로 한다는 얘기를 듣고 나의 '육지남편'은 '너무 정 없다! 야박하다! 등등의 반응을 처음엔 보였지만, 나중에는 매우 '자립적이고 현명하며 세련된 문화'라고 말하기도 했다.



97세까지 사셨던 나의 할머니는 '바끄레'에 사시다가 거동이 불편해지자, 큰아들이 사는 '안끄레'에 방하나를  받아, 옮기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에 밥솥과 미니냉장고 ,그릇 등 살림살이를 차려놓고 혼자 식사를 하셨다.


내가 놀러가면 벽장 여기저기. 숨겨놓은 간식거리를 꺼내주시고 밥도 방에서 차려주셨다.  


같이사는  큰며느리에게 일절 도움요청을 안하겠다는  의지이다. 이해 어렵지만 ,그게 제주 부모 스타일인 것이다.    



자그마한 '대한민국'에서, 제주는 '섬'이라는 이유로 육지와는 사뭇 다른 '문화'를 갖고 있다. 


어려서 이런 생활을 자연스레 접했던 나는,조부모와 같은 울타리 안에서 삼시세끼를 따로 먹으면서도,전혀 이상하단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당연히 모두가 그렇게 산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런 지역문화에 대한 해석과 평가는 개개인의 몫이고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다르다'로 해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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