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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김 Oct 04. 2022

짜증과 실망이란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을까?

20221004 전도서 1:1-11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전도서의 가장 첫 구절에 있는 익숙한 성경말씀이다.

흔히 유명인사의 부고 소식을 접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씀이기도 하다.


살아있는 동안 많은 일을 이룬 이들,

인고의 시간을 견뎌냈던 이들,

때로는 자신만의 비뚤어진 정의감에 불타 세상과 끝까지 싸웠던 이들,


모두가 각자의 삶 가운데서 고군분투하며 한평생 살아가지만

그 어떤 노력도 결국에는 “기억됨이 없다”(1:11)


오늘도 나는 하루 계획한 것들을 실행해 나가고자 나름의 노력을 할 것이다.

시간에 유독 예민해서 불필요하게 누군가와의 이야기가 길어진다거나

스스로 비효율적으로 움직여 늘어지는 시간이 생기거나 할 때면

내 마음은 짜증으로 가득해지곤 한다.  


‘조금 늦을 수도 있지’, ‘조금 쉬었다 할 수도 있지’를 스스로 용납하지 못한다.

돌이켜 보면 이 조급함은

‘오늘은 반드시 끝내야만 해’ 혹은 ‘해내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과 두려움이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의 근원을 찾아가다 보면

‘반드시 성공해야만 해’ ‘반드시 빛나는 존재가 되어서 꽤 괜찮은 나를 만천하에 알릴 거야’라는

유치한 내면의 골짜기를 만난다.  


성공에 대한 끝없는 욕망과 미완성된 자아 사이에 깊이 파인 골짜기에 빠져

결국에는 짜증과 실망이란 목적지로 나를 이끌 그 어리석은 질주를 끝없이 해댄다.


“이전 세대들이 기억됨이 없으니 장래 세대도 그 후 세대들과 함께 기억됨이 없다”(전도서 1:11)는 말씀이

마치 나의 삶에 결코 적용될 일이 없을 것과도 같은 착각의 늪에 빠져서 그렇게 미련하게 움직이곤 한다.

 



그렇기에 나의 삶이 욕망과 자아만족을 향해 결국에는 잊혀버릴 헛된 목적을 달성하는 것보다

사랑과 영원한 가치를 추구하는 곳을 향해 달려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반복되는 일상이라 때때로 벗어나고 싶었던 소중한 것들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사랑하는 아이들을 말씀으로 그리고 사랑으로 보살피는 일,

오늘날 내가 있도록 소리 없이 지지하고 도움을 마다하지 않았던 고마움을 지말자.


그들의 안위를 위해 기도하며

대단하지는 않아도 진심 어린 나의 기도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간절히 간구하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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