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나는 무궁화호 느려도 끝까지 갈 것이다.
자기 계발 분야의 대가 맥스웰 몰츠가 말했다.
"극복할 장애와 성취할 목표가 없다면
우리는 인생에서 진정한 만족이나 행복을 찾을 수 없다"
나에게 과장 진급이라는 목표는 내 삶의 이유였다.
임원도 아니고 고작 과장 진급 쯤이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장은 대상자 중 30% 이내에 들어야 가능했다.
친한 선배는 과장 진급에 떨어져 퇴사를 했다.
만년 대리로 근무하다 정리 해고 1순위가 되었다.
그 만큼 과장 진급은 시간이 지나면 해주는 것이 아니라
"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였다"
난 진급 대상자 30%안에 들어가기 위해 모든 걸 바쳤다.
과장 진급 발표 날이 다가왔다.
오후 1시
인사 명령서가 떴다
파일을 다운로드하였다.
마우스 스크롤을 이용해 한참을 내리고 내렸다.
작년에 진급자가 적었던 만큼
올해는 진급을 많이 시켜주리라는 회사의 소문대로 진급자가 많았다.
내심 과장이 되리라는 기대가 커졌다.
드디어 내가 근무하는 영업 본부가 떴다.
그리고 나랑 같이 입사한 동기들의 승진 결과 보였다.
나랑 가까웠던 동기들도 되니
나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무척 반가웠다.
하지만 반가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승진 대상자에 나의 이름이 없었다.
10분을
스크롤을 내렸다 다시 올리고 내렸다.
검색 창에 내 이름을 몇 번이나 쳤다.
팀장이 회의실로 나를 불렀다.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난 물었다.
" 팀장님 제가 떨어진 이유 알고 싶습니다 "
" 이번에 2번 이상 누락된 선배들 먼저 해줘야 했어 " ,
" 지금같은 퍼포먼스면 내년에 무조건 1순위야 "라며 다시 해보자며
다독거려줬다.
사무실에 있기 힘들테니 바람 좀 쐬고 오라고 말했다.
오후 2시 사무실을 나와 해운대로 갔다.
그리고 송정까지 걸었다.
윤슬이 아른거리는 바다를 보는데
눈물이 쏟아졌다.
서른일곱 ,..
나이도 잊은 채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드라마 미생에서 오 과장이 차장을 진급을 하고 가족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을 프린터 해서 매일 봐왔었다.
아내에게 미안했다.
한참을 울고 나자 마음이 다소 진정되었다.
" 그래 서울로 가는 게 어디 ktx 뿐이냐, 무궁화로도 시간이 걸릴 뿐이지
나는 무궁화호다" 라며 스스로 다짐했다.
그리고 먼저 합격한 동기들에게 축하 문자를 보냈다.
동기들로부터 미안하다며 내년에 다시 해보자라는 응원 문자를 받았다.
집에 가니 축하 파티를 위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막걸리 복순도가와 케이크가 준비되어있었다.
아내는 비록 떨어졌지만 즐겁게 마시고 힘을 내자고 했다.
아내가 한잔 하자
울음을 터뜨렸다.
" 내 남편 능력 뛰어나고 정말 잘하는데,.."
" 왜 진급을 안 시켜주냐고 ,..."
" 그런 회사 다니지 마,..."
아내가 눈물을 흘리자 미안한 마음이 올라와
나도 눈물이 날 거 같았다.
바닷가에서 실컷 울기 잘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들 앞에서 엉엉 울 수는 없었다.
난 애써 괜찮은 듯 아내에게 말했다.
" 괜찮다, 한 번은 그냥 떨어지는 거다"
"울지 마라 나 다시 할 거다"
진급 누락 발표 당일 잠자리에 들기 전
다시 다짐했다.
"나는 무궁화호다,..
느려도 느려도 끝까지 갈 거다".
사랑하는 가족과 내 꿈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