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끄적쟁이 Sep 06. 2024

지옥에 사는 걸까?

습관처럼 그리워하며 꿈속에서 라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습관처럼 그리워하며 꿈속에서 라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화장실에서 핸드폰을 보며 응가를 하고 있을 때였다. 고양이 밈을 이용한 사람들의 연예 상황을 표현한 장면이었다. 여자 고양이가 화가 잔뜩 났을 때, 남자 고양이가 엽떡을 사주니 금방 기분이 풀린다. 그 모습을 보고 황당해하는 고양이의 어이없는 표정. 나도 모르게 문을 벌컥 열고 불러 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집은 대답을 들려주지 않고 있다.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흡연 장소로 향했다. 습관처럼 집에서 아이들과 전투 육아에 지쳐 있을지 모르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전화기의 연결음만 들려올 뿐이다. 귀에서 전화기를 떼어내고 아무렇지 않은 듯 담배에 불을 붙인다. 

 

 퇴근하고 현관물을 열고 들어선다. 달려 나오며 반겨주는 아이들. 그리고 뛰어오는 아이들 뒤에 나타나야 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표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아이들을 빠르게 껴안아서 감춘다. 잠시 안고 아이들의 온기를 느낀 후 집안으로 들어선다. 


 또다시 다가온 아침. 나도 모르게 옆을 손으로 더듬어 본다. 있어야 할 사람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아직 이 습관은 고쳐지질 않는다. 눈을 뜨고 일어나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눈을 떠서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지 않은 걸까? 도통 눈이 떠지질 않는다. 



 "만남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 언제 올지 모르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은 지옥."이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꿈속에서 라도 만났으면 하는 사람을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다. 지옥에 살고 있는 걸까?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꿈보다는 해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