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추석이 다가온다. 명절이 다가오면 회사 직원들은 출근할 때 다양한 선물을 준비해서 출근을 한다. 각자 고향으로 떠나기 전 서로에게 선물을 한다. 아직 명절이 다가오려면 1주일이 넘게 남았는데 출근하고 보니 선물들이 있었다. 일을 시작하기 전, 동료들은 지나가면서 슬쩍 자신이 어떤 선물을 했는지 알려주기 위해 한 마디씩 건넨다.
선물들을 슬쩍 바라보는데, 설날에 받았던 똑같은 햄과 김 선물세트가 있었다. 그리고 디자인이 이상한 운동화.(나만 이상하게 느낄 수도 있다.)와 술.(금주 한지 1년이 다되어간다.) 선물을 해준 것은 고맙지만, 썩 선물이 맘에 들지는 않았다.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보다는 형식적인 명절 선물을 하기 위한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선물을 받았으니, 나도 답례의 선물을 해야 했다. 잠시 어떤 선물을 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나도 나에게 선물한 다른 동료들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사자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생각하기보다 내가 주기 편한 선물을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나의 지갑 사정을 생각하며 체면치레 할 수 있는 선물을 고르고 있다니. 순간 나 자신이 창피해서 얼굴에 열이 올라왔다.
오랜만에 잠시 시간을 내서 대화를 해봐야겠다.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지? 혹은 새로 시작한 취미가 있는지를 물어보면서 도움이 될만한 선물을 할 수 있는 것을 알아봐야겠다. 올해 추석 선물은 조금이라도 필요한 선물을 해주도록 해봐야겠다. 기억에 남는 선물을 나도 받아본 지 오래지만, 해준 적도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러니 올 추석 선물은 신경 쓰도록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