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3살 터울의 현실 남매다. 싸움을 어마어마하게 해서 나에게 매번 야단을 맞는 일이 많다. 싸우는 이유는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별일이 아닌 것이다. 한두 가지 예를 든다면 너무나 깔끔한 성격의 아들이 누나가 자기 컵을 썼다는 이유로 바로 싸움이 시작되기도 하고, 우리 딸은 동생이 말도 없이 자기 방문을 노크도 없이 열고 들어왔다고 발로 배를 차서 울리면서 싸움이 시작된다.
아마 나와 같이 남매를 키우는 부모들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고들 계실 거라 생각이 든다. ”적당히 서로 이해해주면 되잖아~“라고 말하는 부모의 말 따위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듯이 소용이 없다.
어느 날도 또 싸움을 시작한 날이었다. 목소리가 커지고 점점 몸싸움으로 번지려 할 때쯤 이제는 조금은 말려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빠 있다. 적당히들 해. “라고 경고를 했는데도 멈출 생각이 없는 듯 주먹으로 서로 치려고 하고 있었다. 그래서 혼 좀 내야겠구나 하고 둘을 불러다 무릎 꿇게 하고 앉혔다.
그리고 싸움의 자초지종을 들으니 누나가 밖에서 누나 친구들이랑 자기한테만 머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머라고 했다는 말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아들 녀석의 행동이 누나들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들이었다. 누나들 노는데 돌 던지기, 괜히 가서 대화중 끼어들면서 시비걸기, 등의 남자아이들이 하는 여자들 괴롭히는 행동 같은 것이었다. 우리 딸의 말은. 그래서 자기 친구들이 동생한테 싫은 티를 내고 같이 놀지 말자고 했다는 것이다. 딸도 친구들이 자신의 동생이 못된 행동을 하면서 그랬으니 친구들과 동조한 듯하다. 그런데 아들 녀석은 그래도 누나인데 자기편 안 들어주고 자기 따돌리고 누나친구들이랑 똑같이 자기한테 속상한 말을 했다는 것이다. 들어보니 ”너 그럼 안 놀아준다.. “, ”너 가! “, ”네 동생 왜 저래? “ 등등의..
두 아이의 말을 듣고 있자니 누나는 동생 녀석의 행동 때문에 친구들과의 관계와 자기 입장이 곤란했던 것이고, 아들 녀석은 누나가 내편이 아니라 자기 친구들 편들었던 것이 서운했던 것이다. 나는 형제가 없어 봐서 ‘이걸 어떻게 해줘야 하나...?’ 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방법이 머라고 했지? “ 아이들은 대답한다. 내가 지겹게 했던 말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거요.... “
”아빠 없으면 어쩔래,, 너희 둘 뿐인데,“ 하면서 아들을 쳐다보며 ”너는 누나가 싫어하는 행동 하지 말고 “ 딸을 보며 ”너도 동생이 상처받고 서운해할 말 하지 마. 호연이는 친구가 별로 없잖아. 그래서 너만 쫓아다니는데.. “ 그리고는 조금 더 이야기를 했다 동생이 입학할 시기에 코로나가 터져서 등교를 제대로 못하고 밖에서 놀지를 못해 친구가 별로 없는 상황을 설명했고, 그래서 친구들과 지내는 법에 대해 서툴다고, 아들 녀석에게도 친구들에게 지켜야 할 매너에 대해 이야기하며 둘한테 잔소리하면서 마무리 말을 할 때쯤이었다. ”그러고, 아빠가 있는데도 그렇게 싸우면, 아빠가 없으면 너흰 얼마나 더 싸우는 거야!? 그러지 마라! 알겠어!? “라고 마무리를 하는 순간!
갑자기 우리 집 둘째, 막내 고양이가 거실에 위치한 고양이 화장실 앞에서 ”하앜~!!! “ 질을 하더니 뒹굴며 몸싸움을 시작하는 것이다. 막내 녀석이 뱅갈이다 보니 지 언니들보다 조금 덩치가 커졌다고 요즘 부쩍 서열을 바꾸고 싶은지 가끔 싸움을 거는데 하필 싸우지 말라고 하고 있는데 그 옆에서 자기들끼리 뒹굴고 싸우는 것이다. 그때 우리 아이들은 울상이었다가 그 둘을 보고 웃음을 참다 터져버렸고, 우리 딸은 ”아빠가 싸우지 말래잖아~!! ㅎㅎ “ 하면서 두 녀석을 갈라놓았다. 그리곤 두 아이가 내 눈치가 보이는지 내 얼굴을 쳐다보았고, 나도 이미 두 고양이 녀석들의 행동에 어이가 없어서 피식거리면서 웃었다. ”ㅋㅋ 그만하라는가 보다. 니들도 싸우지 말고, 가서들 놀아. “라고 말해 버렸다. 그러면서 다 같이 소리 내어 웃어버리니 두 고양이는 싸우다 말고 오히려 우리를 그 귀여운 동그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우리 어른들도 하지 말아야 할 습관 같은 것을 고칠 때는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듣거나, 혹은 더 좋은 방법을 찾았을 때다. 아마 오늘 두 아이에게는 싸우지 말라는 훈계가 나의 잔소리 때문에 기억에 남을지, 아니면 훈계 중 갑작스러운 동생 고양이들의 싸움 때문에 훈계 중 웃음이 터진 추억의 훈계로 남을지는 의문이다.
훈계가 꼭 부모가 두려워서 하지 않게 되는 것도 있지만 되도록 좋은 추억으로 바뀔 수 있는 훈계가 되길 바랄 것이다. 그러나 역시 뜻대로 되지 않는 것 또한 부모의 숙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