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해~! 그러다 죽어~!

새해가 오면 하는 약속, 다짐?

by 끄적쟁이

우리 아들이 유치원 때의 일이 생각이 난다. 아들 녀석은 어렸을 때부터 말을 좀 잘하는 편이었다. 유치원 선생님의 사랑을 독차지받아서 다른 학부모들한테 편애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들을 정도였다. 그 이유를 나는 아들 유치원 차를 아내 대신해서 태워 보낼 때 알게 되었다. 유치원 차가 도착하면 다른 아이들은 엄마 손을 잡고 선생님과 함께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를 하는데 이놈의 자식은 “선생님 왜 인제 왔어요~! 보고 싶었잖아요~”라고 하는 것이다. 선생님에게 그러면서 달려가서 안기는데 속으로 ‘이놈의 자식이, 속에 능구렁이가 있구먼.’ 하고 생각을 했다. 그 와중에 다른 엄마들의 웃음 섞인 이상한 눈초리를 왜 내가 받아야 했던 것인지...


암튼 우리 아들 녀석의 언어 능력은 아주 상상을 초월할 때가 많은데 오늘의 이야기는 참, 웃기면서도 아빠들이라면 뜨끔할 소리다. 아내와 나는 집에서 술을 자주 즐겼는데, 그러다가 담배를 피우려고 문 밖을 나설 때였다. 뒤에서는 아내의 “또! 펴? 이이구~ 그려~~ ” 하면서 눈치를 주는 말이 들려왔다. 그러나 남자들은 술이 취하면 고집이 조금 생기는 법. “오늘 마지막~! 응?” 하면서 현관문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유치원 아들 녀석이 나타나더니 한다는 소리가 “아빠! 하나만 해~! 그러다 죽어! ”라고 하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큰소리로 웃음이 빵 터져서 웃으면서 물었다. “그런 건 어디서 배웠어?” 아들 녀석은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유치원에서 술도 담배도 다 몸에 안 좋다고 들었는데?” 뒤에서 아내가 웃으면서 손가락질을 하고 있었고 나는 도망치듯 “알았어~” 하면서 미소를 머금고 ‘우리 아들 벌써 이만큼 자랐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담배를 피웠다. 이게 마지막이라고 하면서..


그러나 나는 아직도 새해마다 두 아이들에게 듣는다. “아빠? 대체 왜 약속을 못 지키는 거야? 우리 보고는 약속을 지키라면서!! 응? 담배를 언제 안 필 거냐고!”라고...


여러분들도 새해 다짐으로 하시죠? 담배 좀 끊고, 술좀 줄여본다고.. 매년 하는 다짐이지만.. 아.. 저만 창피한 건가요?? 우리 올해에는 성공해 봅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