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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아호빗 Feb 18. 2023

아내가 꿈속에 나왔다.

<우리들의 블루스> 라는 드라마를 보고 신민아 배우가 앓고 있는 우울증 증상을 보고있을때였다. 우울증의 무기력함에 아이 밥도 잘 못챙기고, 놀아주지도 못하고, 아내로서의 집안일도 제대로 못하는 모습, 그리고 항상 기운이 없이 축 쳐져 있는 미소와 웃음을 보기 힘든..     


 내 아내가 신민아 배우만큼 우울증이 엄청 심했다. 그 우울증은 육체의 건강까지도 갉아 먹어 갔고, 이내 여러 질병과 합병증등 면역력 약화를 가져왔다. 응급실은 수도 없이 다녀왔고, 중환자실은 1년에 두 번은 입원했어야 했었다.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아픈 환자도 고생이지만, 집안 분위기가 가라앉아 가면서 가족 모두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가족 모두가 환자에 대한 불안과 걱정 때문에 지쳐가기도 한다. 가장 힘이 되어줘야 하는 나는 모르겠다. 아내에게 끝까지 병수발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정신적, 육체적의 건강을 위해 내가 좀더 노력을 못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 


 하지만, 아내가 가고싶어 하는 곳은 어디든 갔다. 강원도에서 대구 까지 수도 없이, 여행은 정말이지 엄청 다닌 것 같았다. 아내가 떠나기전 이틀전에도 그 좋아하는 대게를 먹으러 생생 정보통에서 나온 집을 가보고 싶다고 해서 다녀왔으니 말이다. 마지막 까지도 좋은 추억 여행이었고, 병원에서도 마지막 웃음까지도 보았으니, 못해주었다는 혹은 미안한 마음은 크게 없다.   

  

 어느날 꿈에 아내가 나왔다. 꿈속 상황은 아내가 요양병원 같은곳에 숨어있어서 내가 찾아다니다 드디어 찾은 꿈이었는데, 아내가 울면서 하는 말이 “그만 찾고, 나는 됐으니.. 아이들 챙기고.. 다시 돌아가..” 나는 꿈속에서 울면서 어찌 그러냐고 했지만, 역시 바로 핸드폰 알람과 함께 일어 날 수밖에 없었다. 밥솥의 취사 버튼을 눌러야 하니까..      


 출근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꿈속에서의 아내의 말. 이제는 그만, 그만, 하라는 것인가 보다. "병원 그만큼 다녔으면 할만큼 한거라고.. 이제 앞으로만 생각하고 새롭게 아이들과 시작해야지" 라는 말을 하고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사람을 떠나 보낸다? 잊는다? 라고 애도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남은 사람들 에게 정말 중요한건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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