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편식도 어쩌면 괜찮은 것 같아.

by 끄적쟁이

우리 집 두 아이들의 식성은 요즘 아이들과 매우 다르다. 피자는 2조각을 못 먹고 치즈 돈가스는 느끼하다고 매우 싫어한다. 그러면 무엇을 좋아하는가 하면 바로 김치다. 김치가 들어간 음식은 밥상에 필수이다. 그래서 김치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음식은 다 해본 것 같다. 김치찌개는 기본이고 김치찜, 두부 김치, 김치 등갈비찜, 김치 부침개, 김치로 하는 다양한 음식을 엄빠인 내가 이제는 직접 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김치만 찾는 아이들 때문에 편식에 걱정이 많이 되었다. 할머니 집에서 가져온 반찬들 중 김치 종류는 먹는데 다른 반찬은 오래되어 버리게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러면 분명 불균형한 영양분 섭취로 밥을 먹고 있다는 것인데 그것 때문에 골고루 먹으라고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주말을 맞아서 음식도 하기 귀찮고 해서 무얼 시켜먹을까 하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김치 돼지 등뼈 찜이 먹고 싶다고 한다. “또 김치야?”라고 물으니 “맛있는걸? 그리고 뼛 속의 고기를 빨아서 먹는 게 재밌잖아.” 하고 대답들을 한다. 나는 그럼 그것에 한잔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배달을 시켰다.


음식이 오고 뚜껑을 열으니 푹 익은 김치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 와우! 맛있겠다!” 하는 아이들의 탄성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나는 소주를 한잔 따르고 우리들의 식사가 시작되었다. 허겁지겁 누가 더 먹겠다고 싸우면서 먹는 아이들을 보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충족 욕구 중 아이들이 제일 즐거워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원하는 음식을 먹으며 만족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식욕이 아닐까 하는 생각, 어린아이들이 권력욕, 성욕, 쟁취 욕 등의 어른들이 추구하는 욕구는 필요치 않을 것이 아니던가.


요즘 바쁘고 힘든 세상에서 맞벌이는 기본이고 아이들과 한 식탁에서 밥 먹는 것조차 시간 맞추기 힘들다. 나 또한 엄빠로서 아침 한 끼만 같이 먹고 주말에서야 편안히 앉아서 식사를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 보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기뻐하고 웃으며 배부르게 먹고, “아! 맛있었다.”라는 한마디가 엄빠로서 가장 쉽게 아이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웃고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면 편식도 어쩌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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