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약중독자 같은 사람이 걸어오더니
"Hey, do you wanna push me in front of the train?"
(어이, 날 기차 앞으로 좀 밀어줄래?)
"No, mate. I don't want to."
(이봐, 난 그러고 싶지 않아.)
"What?.. It'd be so much fun to fly really fast..."
(뭐?.. 빨리 날 수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
호주 사는 아들이 며칠 전 퇴근길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해줬다.
아들은 두 달 전 이제 만 17살이 되었지만, 스스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현재 호주 IT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아들은 호주로 돌아가 살기를 희망했지만, 우리가 갑자기 한국에서 호주로 이주가 쉽지 않아 아들은 어쩔 수 없이 독립하여 살고 있다. 그래서 늘 마음 한편에 우리는 아이 걱정을 달고 산다. 그런 우리가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길거리에서 그런 이상한 사람이 말을 걸면 모른척하고 대답하지 마.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 눈도 마주치지 말고."
"제가 먼저 말 건 게 아니라 그쪽에서 먼저 말을 걸었고 저는 그냥 대답만 했을 뿐이에요. 대답하고 나서 바로 제 갈 길을 걸어갔고요."
"그러니까 대답도 하지 말라고."
"제가 먼저 말을 안 걸 수는 있어도 그쪽에서 말을 걸어오면 저는 항상 대답할 거예요. 길거리의 홈리스는 어떤 사정이 있는지, 어떤 슬픈 상황이 있는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냥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을 수도 있고, 아주 간단한 걸 원할 수도 있고, 제가 그냥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도 있고... 아무튼 저는 무시하지는 않을 거예요."
"...... 그래, 그렇구나... 그래도 조심해."
17살짜리 아이의 말을 듣고 47살짜리인 나는 한참 동안 고민에 빠졌다.
20여 년 전 내가 홈리스를 위로해주게 되었을 때는 참된 나를 발견했다고 기뻐했는데, 내 자식을 걱정하는 이 아줌마는 홈리스 같은 사람들을 쳐다보지도 말라고 가르치려 했다. 참 어려운 일이라 생각이 되었다.
그래도... 마약중독자들에게는 여전히 반응하지 않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