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다
영화를 보다
신문을 보다
간을 보다
맛을 보다
여자/남자를 보다
조건을 보다
시험을 보다
장을 보다
선을 보다
끝장을 보다
볼일을 보다
이익을 보다
기회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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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보다'를 쓰는 여러 다양한 의미의 어휘들 말이에요.
"외국인 친구가 여러분들에게 '보다'가 뭐야?" 라고 하면 see, watch, look 중에서 의미를 말씀해 주셨었죠?
그런데 이것 보세요!
'신문을 보다'만 해도 의미가 읽다(read) 입니다.
'맛을 보다'만 해도 의미가 먹어 보다(taste) 입니다.
'시험을 보다'는 시험을 응시하다(take an exam) 네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00가 한국어로 뭐예요?"라고 했을 때 "00는 ##이야"라고 하기에는 안 맞는 게 너무 많네요.
장을 보다
도 학생들이 재미있어 하는 설명인데요,
물건을 사는 행위이기 때문에 다들 쇼핑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영어로 grocery shopping 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한국어에도 쇼핑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한국어의 쇼핑은 옷 사고 가방 사고 신발 사고 이런 느낌이죠.
그리고 grocery shopping을 한국어로 식료품 쇼핑이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요, 장을 본다고 하죠.
곰곰이 한번 생각해 봤어요.
장은 시장(market)에서 왔고요, 3일장, 5일장처럼 예전에는 장이 섰잖아요.
그 장에 가서 물건을 보는 거죠.
살 만한 게 무엇이 있나, 계란이 깨진 건 없나, 사과는 이게 싱싱한가 저게 싱싱한가, 고기는 이 집 고기가 질 좋고 저렴한가 저 집 고기가 더 나은가 등을 유심히 보잖아요.
둘러도 보고 꼼꼼히도 보고요.
장을 본다, 장을 보러 간다
가 된 것 같아요.
학생들은 처음에는 grocery shopping 이
하다가도 스스로 납득이 되어 이해를 하면 기억을 오래오래 하더라고요.
뭐가 더 신선한지, 뭐가 더 싸고 질이 좋은지 장에서 보는 거다 = grocery shopping = 장을 보다
이렇게 연결 고리를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을 위해 한국어를 낯설게 보고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기 위해 고민을 합니다.
한국어 선생님 이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