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친구와 헤어진 건 난데 왜 네가 미안해?
한국에서 지낸 지도 어느새 6개월이나 된 캐서린.
이제는 한국 친구와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게 되었어요.
며칠 전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가 안 좋은 표정으로 이야기합니다.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고...
그래서 진심으로 친구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말했습니다.
정말 미안해요.
친구의 표정은 아까보다 더 안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싸늘하게 변해갔지요. 그리고는 친구가 말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눈치 채셨나요?^^
영어로 "I'm sorry."를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지는 정말 영어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다 아실 것 같은데요.^^
캐서린은 "I am sorry to hear that..."이라고 말하며 공감하고 위로해 주려는 의도였겠지요.
한국어에서 다른 사람의 안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에 하는 위로의 말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떡해......
마치 내 일처럼 화내 주고 공감해 주지만 할 수 있는 위로의 말은 "어떡해요..."가 전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황에 따라서 "힘내요."라는 표현도 있긴 하지만 소식을 듣자마자 가장 첫번째로 보이는 반응과 함께 하는 말은 "어떡해......"인 것 같아요.
영어로 "I am sorry to hear that..."을 "이런 얘기를 듣게 되어서 너무 슬프다/유감이다."라고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런 상황에서 저 말을 쓰지는 않지요.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한 사람 또한 더 길거나 구체적인 내용의 위로를 기대하는 것도 아닐 테고요...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실수하거나 잘못한 상황에서의 "I'm sorry."는 "미안해요.", "죄송합니다."를 쓰는 것이고 "I'm sorry."의 다른 의미로 상대방을 위로를 할 때에는 "어떡해......"라고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줘야겠지요?
의 의미가 아닐까요? 이 세 글자만으로 충분히 위로해 줄 수 있고 위로를 받을 수 있다니 어떻게 보면 한국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진심과 情(정)이 있기에 가능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 한국어 표현이었습니다.
참고로 "어떡해."는 "어떻게 해."의 줄임말이지요. 한국 사람들 중에 "어떻해."라고 틀리게 쓰시는 분들 많은데요^^;
한국어 선생님 이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