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그리고 과수원
누군가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하였는가?
할아버지는 여러 사업을 거친 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인지, 조금은 지치신 건지 고향에서와 같은 과수원을 하시겠다고 땅을 크게 사 후지(부사) 품종인 줄 알고 사과 묘목 3000주를 사셔서 3년을 기르셨다고 한다. 그러나 3년이 지나 열매를 확인하였을 때, 묘목이 제대로 된 것이 아님을 아셨다고 한다. 그 심정이 어떠셨을지. 3년을 꼬박 물 주고 기른 나무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라니...
찾아보니 여전히 그런 문제들이 나오는 것 같다. 요즘은 사과가 비싸 직접 심어 먹겠다는 사람들도 나오는데 과수원을 하는 분께서 묘목 교체 시기에 백 그루 단위씩 사셔서 3년 길러놓으니 엉뚱한 품종이 열려 분통이 터지나 묘목 구입 업체에 이야기해도 법대로 하라는 식이고 보상받을 길이 없다는 내용이 실린 기사를 보았다.
그 옛날에 3000그루의 사과나무를 보며 할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고향에 가면 볼 수 있었던 주렁주렁 열리던 사과를 기대하셨을 것인데... 한편으로 그 와중에 땅이라도 값을 받고 털고 나오신 것을 보면 수완이 보통은 아니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