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사랑하기 때문에 아팠던 사람

믿음이 머무는 동네

by 제이욥

미사가 시작되자 가장 먼저 들린 것은 오르간 소리였다. 웅장했다. 그리고 깊었다. 어딘가에서부터 천천히 울려오는 그 소리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었다. 공기를 흔들고, 그의 심장까지 두드리는 것 같았다. 이안은 그 소리만으로 이미 압도당하고 있었다.


그때 미사 입장 행렬이 시작되었다. 복사들이 앞장서고, 신부님이 뒤따라 등장했다. 아무도 소란스럽게 움직이지 않았고, 아무도 그 행렬을 바라보며 떠들지 않았다.


모두가 일어섰고, 성호를 긋기 시작했다. 이안은 마리엘의 작은 손동작을 힐끗 바라보며 그것이 기도임을 알아차릴 뿐이었다.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버린 것처럼 이안은 서 있다가, 또 어설픈 동작으로 마리엘과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당 안을 가득 채운 그 웅장한 소리와 사람들의 일제히 움직이는 동작은 그의 가슴을 조용히 두드리고 있었다.


성가가 울려 퍼졌다. 가사도 모르는 노래였고, 따라 부를 수도 없었지만, 그 선율은 말없이 그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 소리 하나하나가 벽을 타고 흐르고, 공기 속으로 번지며, 마치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그는 그 노래를 모른 채 듣고만 있었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무엇인가를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사가 시작된 후에도 이안은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서 있거나 앉아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익숙하게 기도했고, 누군가는 작은 소리로 응답했다. 신자들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그들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그 짧은 기도가 성당 안을 가득 채웠다. 그 소리들은 하나하나가 단단했고, 그들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이안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이안은 자신도 모르게 손끝을 움켜쥐었다. 자신도 무언가 해야 할 것만 같은 충동이, 이유도 모른 채 마음속에서 자꾸 자라나고 있었다. 그는 말없이 그 기도 소리를 따라하려 했다. 어떤 말인지도 모르는 말들을 따라 중얼거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입을 열지는 못한 채, 그는 조용히 숨만 삼키며 그 기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독서와 복음 낭독이 이어졌다. 마리엘은 그의 옆에서 조용히 경청하고 있었다. 작은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고개를 숙이거나 신부님을 바라보며 한마디 말도 없이 그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이안은 자신이 무언가 큰 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 곁에 서 있다는 것을 더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그는 그 자리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 어딘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 채 이 공간 안에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어쩐지 이상한 안도감이었다.


신부님이 독서대에 올랐다. 성가대의 마지막 음이 조용히 사라지자 성당 안은 다시 숨막힐 듯한 침묵에 잠겼다. 벽을 따라 켜진 촛불의 흔들리는 불빛만이 미약한 움직임을 전해주고 있을 뿐, 사람들은 하나같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그 시간과 공간이 멈춰 있는 것 같았다.


이안은 자신도 모르게 호흡을 늦추고 앉아 있었다. 모두가 기다리고 있었고, 자신도 그들과 함께 무언가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신부님의 존재는 소리도 없이 공간의 중심에 섰고, 단상 위에 선 그의 모습은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어 왔던 것처럼 당연하게 보였다.

“형제자매 여러분.”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말 한마디로 성당 안의 공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그 낮은 울림이 벽과 천장을 타고 천천히 공간을 채워갔다.


이안은 그 목소리를 들으며 이상하게도 누군가가 자신을 불러 세우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마치 아주 먼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인데도 또렷이 마음에 들려오는 소리. 누구를 향한 말인지 알 수 없었는데도, 그는 그 목소리가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다고 느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서 왜 십자가를 지셨는지, 그 물음 앞에 서려고 합니다.”


신부님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모두를 천천히 둘러보는 그의 시선은, 그 공간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말을 걸고 있는 듯했다. 그는 이야기를 시작하듯 천천히 말을 이었다. 설명하는 것도 아니었고, 강요하는 것도 아닌,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는 사람처럼, 그 목소리는 조용했고 부드러웠지만 한편으로는 흔들림이 없었다.

“예수님께서는 죄 없는 분이셨습니다. 그분은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으셨고, 누구에게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형벌을 받으셨습니다. 왜였을까요. 억울해서였을까요? 누군가의 미움 때문이었을까요? 아닙니다. 단 하나의 이유. 그분께서 십자가를 지신 것은 바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공기를 무겁게 울렸다. 이안은 손끝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 말이 왜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 같은지 그는 알지 못했지만, 그 단어가 가슴 어딘가를 천천히 두드리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 사람이 아플 때, 그 사람이 울 때, 우리는 그 사람을 대신해서 아파해줄 수 있을까요? 대신 울어줄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셨습니다. 우리를 대신해 고통을 선택하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받아야 할 고통을, 그분은 침묵 속에서, 스스로 그 어깨 위에 올리셨습니다.”


신부님의 목소리는 낮게 깔렸다. 마치 한 사람에게 속삭이는 듯한 그 어조는 강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더 무겁게 가슴을 내리눌렀다. 성당 안은 움직임 없이 조용했다. 사람들은 그 말을 들으며 기도를 하듯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감거나, 두 손을 모았다. 이안은 그들처럼 행동하지 못했다. 그는 그저 그 목소리를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입을 다물고 숨을 참으며 귀를 기울였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미워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여러분, 그분께서 그들을 미워하셨다면 그분은 하느님의 아들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은 사랑하셨습니다. 자신을 모욕하고, 자신을 때리고,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그 사람들을 위해. 그분은 마지막까지 사랑하셨습니다.”

그 순간 이안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누군가가 그를 바라보며, 그에게만 들리게 말하고 있다는 착각. 자신은 그 이야기를 모른다.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그 이야기는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신부님은 마지막으로 시선을 들어 모두를 바라본 채 천천히 말했다.

“그분께서 그 고통을 선택하신 것은 단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그분은, 여러분을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사랑하고 계십니다.”


말이 멈췄다. 그리고 성당은 다시 침묵으로 가라앉았다.


이안은 자신이 손을 움켜쥐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았다.

가슴 안쪽 어딘가가 조용히 울리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울림. 그 울림이 이상하게도 사라지지 않고 가슴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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