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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거울

인과율의 역설적 풍경

by 제이욥

소설 기획안: 일그러진 거울: 인과율의 역설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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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젝트 개요


제목(가제): 일그러진 거울: 인과율의 역설적 풍경


장르: 다크 드라마, 심리 스릴러, 블랙 코미디 (각 에피소드마다 장르적 색채 혼합)


주제: '악이 번성하는 세상'과 '선의 좌절'. 권선징악이라는 보편적 윤리가 현실에서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를 다루며, 악행이 때로는 성공의 발판이 되고, 선한 의지가 좌절되거나 심지어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독자에게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과연 이 세계에 인과응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혹은 '인과는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가?'에 대한

섬뜩한 통찰을 제공한다.


구성: 옴니버스식 단편 소설 5화.

각 에피소드는 독립적인 이야기를 가지지만,

'일그러진 거울'이라는 상징적인 공간,

혹은 각 에피소드의 인물들이 알게 모르게 서로의 비극/성공에 영향을 미치거나, 특정 상징물/메시지가 공유될 수 있다.




2. 핵심 컨셉

이 소설은 기존의 '악은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공식을 완전히 뒤집는다. '악'은 지능적이고 교활하게, 때로는 합법적인 탈을 쓰고 번성하며, '선'은 순수하고 연약한 형태로 좌절하거나 잊힌다. 이야기는 독자에게 불편함을 주면서도, 현실 세계의 부조리함을 강렬하게 상기시킨다.


단순히 악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악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분석하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적, 심리적 영향을 다룬다. 마지막에는 이 '악의 번성'이 과연 진정한 행복인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공허나 댓가를 지니고 있는지를 독자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



3. 각 에피소드 기획

각 에피소드는 원고지 약 50매 내외를 목표로 하여 독립된 이야기로 완결성을 갖는다.




제1화: 그림자 경매인의 영광


줄거리: 최고급 예술품 경매계의 여왕으로 군림하는 감정사 이사벨. 그녀는 수년간 위조된 작품들을 진품으로 둔갑시켜 팔아 엄청난 부와 명성을 쌓았다. 그녀의 비리를 알던 유일한 내부고발자, 무명 작가였던 김동우는 모든 증거를 모아 이사벨을 고발하려 했지만, 이사벨은 이미 그의 움직임을 간파하고 역이용한다. 그녀는 교묘한 심리전과 압도적인 인맥, 자본력으로 김동우를 완벽히 매장시키고, 그가 제기한 의혹을 "시기심 많고 재능 없는 자의 악의적인 음모"로 둔갑시킨다. 오히려 이 사건으로 인해 이사벨은 위기를 딛고 일어선 '강인한 사업가' 이미지를 얻으며 대중의 맹목적인 지지와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얻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미술계의 전설이 되고, 김동우의 존재는 완전히 잊힌다.


등장인물:

이사벨: 압도적인 지능과 탐욕으로 악행을 저지르고도 더욱 성공하는 감정사.


김동우: 이사벨의 악행을 고발하려다 철저히 실패하고 사라지는 무명 작가.


인과율의 역설: 지능적이고 교활한 악행이 오히려 사회적 명성과 부를 가져다주는 아이러니. 정의를 실현하려는 시도가 좌절되고 잊히는 비극.




제2화: 착한 바보들의 빵


줄거리: 어린 시절, 민준은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매일 병든 동생을 위해 번 작은 돈으로 빵을 샀다. 어느 날, 마지막 빵을 가난한 노파에게 나눠주었다. 노파는 감격하며 "네 선한 마음은 반드시 복이 되어 돌아올 거다"라고 예언했지만, 민준의 삶은 그 후로도 끊임없이 가난과 불운에 시달린다. 그는 사업에 착수할 때마다 사기를 당하고, 돕는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한다. 반면, 과거 민준이 도운 그 노파의 아들이라며 접근했던 강만식이라는 인물은 민준의 순수한 마음을 역이용하여 그의 모든 아이디어와 자산을 가로채고 거대 식품 회사의 재벌이 된다. 민준은 평생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근근이 살아가고, 강만식은 "어려운 시절 나누어 준 빵 한 조각이 자신을 부자로 만들었다"며 선행을 베푼 '착한 재벌' 이미지로 존경받는다.


등장인물:

민준: 평생 선량하게 살지만 끝없이 좌절하고 고난을 겪는 인물.


강만식: 타인의 선의를 이용하여 성공하고, 위선으로 포장하는 교활한 사업가.


인과율의 역설: 선한 마음이 끝없이 이용당하고 좌절되는 반면, 타인의 선의를 착취하는 악이 도리어 명망과 성공을 얻는 현실의 부조리.




제3화: 차가운 여왕의 왕관


줄거리: 대기업 오너의 막내딸 수현은 자신의 잘못된 선택과 환경 파괴 묵인으로 인해 작은 마을의 생계를 완전히 파탄 낸다. 수많은 이들이 고통받았지만, 수현은 막강한 변호인단과 언론 통제로 모든 비난을 잠재우고 자신은 책임이 없다며 발07림한다. 오히려 이 사건을 통해 '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한 냉철한 결단력'을 입증받아 그룹의 차세대 리더로 더욱 확고한 입지를 다진다. 그녀에게 복수하려던 해커 집단 "마을의 그림자"는 수현의 함정에 빠져 전원 검거되거나 와해된다. 수현은 이들을 "무모한 테러리스트"로 낙인찍고, 자신은 "경제를 위해 싸우는 선구자" 이미지를 구축한다. 결국, 수현은 죄의식 없이 그룹의 회장 자리에 오르고, 그 마을은 지도에서 지워진다.


등장인물:


수현: 압도적인 권력과 자본으로 자신의 악행을 은폐하고 성공하는 냉혈한 재벌.


"마을의 그림자" 해커 집단: 정의를 실현하려다 무력하게 좌절하는 집단.


인과율의 역설: 거대한 권력 앞에서는 정의로운 복수조차 불가능하며, 악이 법과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작하여 더욱 단단한 왕좌를 차지하는 사회적 부조리.




제4화: 고요한 침묵의 대가


줄거리: 젊은 기자 지수는 어느 정치인의 치명적인 비리 사건을 파헤치던 중, 결정적인 증거를 가진 유일한 증인인 노인을 만난다. 노인은 과거 자신의 안전을 위해 비슷한 사건에 대해 침묵했고, 그 대가로 평생 죄책감에 시달렸다. 이번에는 용기를 내어 진실을 밝히려던 노인은, 정치인의 은밀한 협박과 함께 엄청난 금전적 보상을 제안받는다. 결국 노인은 자신의 안위와 노년에 대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침묵을 택한다. 정치인은 그 노인 덕분에 비리 사건을 완벽히 덮고 승승장구하며 차기 대선 주자로 부상한다. 노인은 깨끗한 건물과 안정적인 노후를 얻지만, 과거처럼 마음속 깊은 곳에는 지울 수 없는 침묵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한편, 지수 기자는 증거 부족으로 사건 보도를 중단해야 했고, 그녀의 정의감은 사회의 거대한 벽 앞에 좌절된다.


등장인물:

노인: 돈과 안위를 위해 정의를 저버리고 침묵을 택하는 인물.


지수: 진실을 좇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기자.

정치인: 비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처벌 없이 권력을 공고히 하는 인물.


인과율의 역설: 개인의 편안함과 이기심이 악의 번성을 돕고, 정의를 향한 작은 용기는 오히려 빛을 보지 못하는 현실의 냉정함. 침묵하는 자는 댓가를 얻지만, 그 댓가는 고요한 내면의 고통일 뿐이다.




제5화: 뒤틀린 인연의 춤


줄거리: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다섯 명의 인물들(1화~4화에서 언급된 악역들의 후손 혹은 그들의 영향을 받아 성공한 이들)은 자신들의 번영이 모두 과거 누군가의 고통과 희생 위에 세워졌음을 어렴결에 감지한다. 그들은 모두 유서 깊은 '일그러진 거울'이라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거울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 거울은 이따금 과거의 불행했던 영혼들의 형상을 비춘다. 하지만 이들은 이 영혼들을 두려워하거나 죄책감을 느끼기보다, 그들을 자신들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라 여기며 더욱 잔혹하고 이기적인 방식으로 삶을 개척해 나간다. 예를 들어, 이사벨의 후손은 조상이 그랬듯 뛰어난 위작으로 명성을 날리고, 강만식의 후손은 가난한 자들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부를 쌓는다. 이들은 거울 속 비극적 형상들을 '넘어야 할 그림자' 정도로 치부하며, 자신들의 악행이 더 큰 성공과 권력을 가져온다는 신념을 굳건히 한다. 마지막에는 그들 중 한 명이 '일그러진 거울'에 완전히 매료되어, 영혼들의 고통을 이용하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세계를 지배할 힘을 얻는 듯한 묘사를 한다.


등장인물:


악역들의 후손 5인: 과거의 악행을 이어받아 더욱 번성하는 현대의 인물들.


일그러진 거울: 악행이 축적된 증거이자, 더 큰 악의 씨앗이 되는 상징적 매개체.


인과율의 역설: 악행이 대를 이어 번성하고, 오히려 이를 기반으로 더욱 큰 힘을 얻는 파멸적인 순환. 결국 '권선징악'이라는 개념 자체가 허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섬뜩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4. 기대 효과 및 방향성


강렬한 메시지: 독자에게 불편하지만 깊은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를 통해 현실의 불합리함과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새로운 시각: 기존의 클리셰를 벗어나 '악이 승리하는' 비정형적인 서사를 통해 장르의 지평을 넓힌다.


심리적 깊이: 악행을 저지르고도 승승장구하는 인물들의 내면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또 다른 형태의 공허함이나 비극(혹은 그것마저 없는 완전한 승리)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깊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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