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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 야야뚜레 Jul 31. 2023

진심은 언젠간 닿는다.

EP. 4 가장 현실적이면서 효과적인 방법. 진심을 전하기.

우리가 갖고 있는

리소스는 제한적이다.


"마케팅 예산은 있어?, 같이 하는 팀원은?"
"음... 없는데?"


솔직하게 말해보자.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초라하다. 이번 프로젝트를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우리에겐 특별한 자본도 투자도 그렇다고 함께할 직원들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정말 나와 진형님. 둘의 의지와 행동력뿐이다. 가진 것이라곤 이것밖에 없지만, 그 꿈의 크기는 누군가 불가능할 것 같은데?라고 할 정도로 크다. 


이 프로젝트의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행동력과 추진력 그리고 꿈의 크기다. 하지만 이 것들이 프로젝트를 잘 성사시키는 것은 아니다. 효과적인 전략과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능력.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적인 소스들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임팩트를 만들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이걸 해결하고 기획하는 것이 나의 임무다. 그렇기에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우리가 원하는 단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하면 될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


나름의 결론은 있다. 오늘은 그 결론에 대해 한번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물론 모든 것에 정답은 없다. 내가 생각하는 또 우리가 추구하는 본질을 지킨 채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이다. 그 방향은 팔로워들이 반응하는 쪽으로 말이다. 다만, 앞뒤 순서의 차이다. 팔로워들이 반응할 것 같은 것만 할지, 아니면 우리의 에센스는 지킨 채 팔로워들이 반응하는 것도 할지. 나는 후자를 선택했고, 그 불씨는 이제 타오르기 시작했다.




사람의 마음은

언제 흔들릴까?


내가 가장 꽂혀 있는 질문 중 하나. 일상 속에서 그 사례를 찾아보자. 만약 내가 갑자기 친구에게 스포츠카를 선물 받았다. 아니면 평소 먹어보지도 못할 1인당 100만 원짜리 고급 오마카세를 대접받았다고 상상하자. 그렇다면 너무나 감동하여, 그 친구에게 평생 감사함을 느끼며 살 지도 모른다. 말 그대로 어떤 큰 효용가치를 전달받을 때 우리는 감동을 느낀다. 그게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일 때 더욱 그러하며, 그게 현실의 돈으로 환산되었을 때 크면 클수록 감동은 비례한다.


잔인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이 명제는 참에 가깝다. 인간은 희소한 자원을 가지고 살 기에, 자기가 가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재화나 서비스를 얻을 때 마음이 동한다. 어쩔 수 없다. 그 사람이 속물이어서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다.


충분한 예산과 기술 그리고 팀원들이 있다면, 팔로워 혹은 고객에게 큰 효용가치를 전달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리소스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의 본능에 다시 한번 귀 기울여본다. 인간은 사소하지만 별거 아닌 것에도 감동하고 마음이 움직인다. 그게 꾹꾹 눌러쓴 누군가의 편지일 수도 있고, 긴 문자 한 통이 될 수도 있다. 아니면 조그만 선물이지라도 "아니 이걸 언제 준비했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무언가들. 사실 큰 리소스가 필요한 게 아님에도 우린 감동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진심 때문이다.


꾹꾹 눌러쓰는 그 시간, 글을 썼다 지웠다 하는 정성. 곱게 포장하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배려했다는 그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이런 선물을 절대 가벼이 지나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서랍장 속에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가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이고, 누군가의 진심 어린 한 마디는 큰 파도가 되어 사회인이 된 지금도 내 마음을 일렁이게 만든다. 나의 경험을 비추어봐도 그렇다. 비싼 선물과 음식, 술은 기억엔 남지만 그 순간들이 나를 지배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연히 보더라도 그 편지들과 사소한 선물들.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고, 순수했던 그 마음이 기억난다. 괜히 울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생긴다.


자, 그렇다면 결론은 나왔다. 우리는 팔로워 한 명 한 명에게 대단한 선물이나 비싼 이벤트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꾹꾹 눌러쓰는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닿기를 바라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 또 동시에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이 진심을 표출할 수 있을까?

 



설득할 수 있는 

가장 기본은 글이다.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어떠한 매체인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동영상이 될 수도 있고, 글이 될 수도 있고, 이미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본적인 방향을 잡은 것이 진심을 전하기라면, 나는 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글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리고 최소한의 리소스로 많은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것도 글이다.


글을 기본적으로 잘 쓰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비즈니스나 브랜딩의 기본인데,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보는 사람이 읽히게 또 원하는 글을 쓴다. 동시에 자신의 생각을 잘 녹여내서. 그렇기에 우린 글을 선택했고, 그 글 하나하나에 조금씩 진심을 담아보고자 한다. 


그럼 여기서 고민은 또 시작된다. 어떤 글이 진심을 담은 글일까?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어떻게 효과적으로 내 진심을 글에 담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깊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스로 내린 세 가지의 기준이 생겼다.


1. 반드시 사실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주관을 전달해야 한다. 


우선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지금 이 계정이 '인간'인지, '물건'인지를 인식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글을 쓰는 주체가 무미건조하고 감정이 배제된 로봇인지, 감정이 말랑말랑하고 불완전한 인간인지를 구별시켜 줘야 한다. 당연히 진심이 느껴지기 위해선 인간이어야 한다. 글을 쓰는 주체도 인간, 읽는 것도 인간이어야 서로의 마음이 도킹될 수 있다. 그 기본적인 전제조차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이걸 단순 '기업 계정'처럼 받아들일 것이다. 


흔히 대기업이나 여러 브랜드에서 하는 계정들. 자신들의 소식을 전하고, 이벤트를 공지한다. 대부분 홍보성 콘텐츠이며, 사람들이 이 계정을 팔로우하는 이유는 이처럼 정보를 얻기 위함이다. 그 빈도나 유의미성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굳이 이 계정을 통해 무언가 얻을 수 없다고 판단. 너무 쉽게 팔로우를 끊어 버린다. 그리고 팔로워들의 인게이지먼트는 좋을 수 있을지 언정, 매번 좋은 것을 담보하긴 어렵다. 왜냐면 이 계정에선 내 마음을 움직일만한 무언가가 느껴지지 않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축구팀 계정이지만, 인간다움을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그 인간다움은 하나의 화자에서부터 나오는 것이고 글을 녹일 때 단순히 소식을 전하거나 미디어의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 팀 혹은 계정의 팬이 되기 위해선 주관이 담겨야 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이런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이런 걸 느꼈다 등. 더 정확히 말하면 계정이 아닌 친구처럼 느껴지게 하는 게 베스트다. 그래야 유대가 생기고 조금이나마 이 계정에 관심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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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진심이 담겨야 한다.


모든 글에 주관을 담기로 결정한 이상, 그 주제조차도 까다롭게 선별해야 한다. 물량 앞에 장사 없다고 하지만, 그건 최소 팔로워 1000명 이상이 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1000명까지 달성하기 위해선 적확한 주제를 통해 핵심을 전달해야 한다. 그것도 꾸준히. 


그래서 우리가 잡는 주제는 이 팀의 에센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 팀의 배경, 어떤 연유로 태어나게 되었는지, 또 어떤 이유로 뭘 하고 싶은지 등.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지만 이런 에센스들을 풀어내는 이유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런 배경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그냥 이 물건이 좋으니 사세요! 하는 것은 확률에 베팅하는 도박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가 이 물건을 왜 만들었고, 어떤 이유에서 탄생하게 되었고, 이걸 만든 우리 팀은 이런 사람이에요.라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겪고 나면 "어 한 번 사볼까?" 정도의 마음은 들 수 있다.


정확하게 딱 이 지점을 공략할 것이다. 당장 서포터즈가 생기고 직관하러 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련의 우리 팀의 브랜드 에센스를 탄탄하게 만들고 공유하면 그 반응은 미적지근하더라도 한두 명의 반응이 온다. 그리고 그 반응이 왔을 때가 본격적인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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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지막으로 외유내강. 겉으로 보이는 건 미지근하지만 그 안의 열정만큼은 뜨겁다.


글의 표현방식이 미친 듯이 열정적일 필요는 없다. "우리는 무조건 이뤄낸다! 불가능은 없다!" 이런 식의 톤 앤 매너는 개인 브런치나 사적인 블로그에 쓰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기 때문. 차라리 "부족하지만 꾸준히 한 번 해보겠습니다! 이 마음이 꺼지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 보겠습니다!" 식의 표현들이 맞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우리는 무조건 잘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다.라는 마음은 스스로 갖지만 그걸 남들에게 표현할 때는 조금 유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오히려 겸손하고 스스로를 낮추지만, 그 꿈의 크기가 큰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 팀을 응원하게 만드는 동인이 된다. 왜냐면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는 친구들이 사부작사부작 하나씩 무언가를 해보려는구나라는 마음. 


카카오 의장이 우리나라 최고의 대기업이 되겠다고 외치는 것보다, 내 학교 후배가 "저는 꼭 연세대에 들어가고 싶어요"라고 외치는 것이 더 와닿는다. 그리고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알아보고 찾아보게 되는 것도 내 곁에 가까이에 있는 듯 느끼기 때문. 실제로 도움은 못 주더라도, 더 머릿속에 기억이 남는 것도 후자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최대한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팀의 스탠스로 글을 쓸 것이고, 결국 그 뜨거운 열정은 글뿐 아니라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어떤 행동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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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건 콘텐츠를 기획하는 내가 스스로에게 "너 이것만은 꼭 기억해"라고 말하기 위해 기록한다.

"나만의 사연은 조커 카드처럼 사용하자."


막말로 자신이 상처를 받았던 이야기, 혹은 자신의 부끄러운 치부나 과거 이야기 등. 사람들이 반응할 수밖에 없는 소재로 글을 쓴다면 그 글이 투박하더라도 사람들은 진심을 느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그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한두 번의 글을 쓰고 끝낼 게 아니라면, 지속적으로 무언가 콘텐츠를 발행해야만 한다. 근데 그런 과정에서 매번 사적인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아니 더 효과적이기 위해선 이런 소재를 다루되, 그 빈도를 낮춰야 한다.


마치 매번 열심히 살고, 파이팅 넘치게 에너제틱한 사람이 평소 보이지 않던 눈물을 보일 때 사람들은 더 크게 반응한다. 우리가 든든하게 생각했던 아버지가 우는 뒷모습을 보며 슬픔을 느끼듯, 의외성이 함께할 때 그 임팩트는 크게 다가온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략은 사적인 이야기는 평상시에는 최대한 덜어내지만, 적재적소에 한번씩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 수 있을 정도의 진심을 담아보는 것.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이 비단 어떤 콘텐츠를 만들까도 중요하지만, 그 전체적인 흐름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이제 곧 첫번째 콘텐츠가 발행된다. 당연히 반응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최소 10개 정도는 쌓였을 때 조금씩 사람들이 반응을 할 것이다. 물론 그 마저도 팔로워 10-20명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이번주 콘텐츠가 발행되고 나서 또 그 고민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도록 하겠다.



[대한민국 아마추어 축구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EP. 1 우리의 도전에 이름을 붙이다. PROJECT 100.

EP. 2 우리 팀을 응원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지?

EP. 3 그래서 그게 도전이지 않을까?



우리의 목표가 실현되는 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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