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술 되새김질 하기-5
한국인의 쌀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7년 1인당 쌀 소비량은 61.8kg으로 2008년 75.8kg보다 14kg이 감소했다. 2016년에는 61.9kg으로 감소폭이 줄고는 있지만 정부의 쌀 소비 대책에도 불구하고 증가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쌀 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쌀 가공품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거론되어 왔다. 쌀 가공품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떡과 술이다. 특히 술은 그 부가가치가 높아서 농민들의 쌀 소비에 좋은 가공품 중에 하나로 이야기가 되어 왔으며 특히 지역 특산주 같은 경우에 농민들의 쌀 소비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조되고 있는 탁주, 약주, 증류식 소주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원료는 쌀과 밀이다. 14년 주류 보고서에 의하면 쌀과 밀이 전체 원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45%, 52%다. 하지만 탁주의 경우에는 67.8%가 수입쌀이 사용될 정도로 우리 술이라는 이름이 맞지 않게 많은 양의 수입쌀이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 쌀 중 가공원료용 판매 가격은 564원/kg, 정부에서 공급하는 국산 쌀(12년 생산 나라미)은 1,761원/kg으로 가격 차이가 약 3배 정도가 난다. 햅쌀의 경우 지역 및 시기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1,800원~2,000원/kg 선이기에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이 낮은 수입쌀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처럼 쌀 가격이 높아지면 양조장에서는 국산 쌀의 사용이 더욱 어려워진다.
쌀 소비 증가를 위해 우리 술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수입쌀보다 비싼 국산 쌀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양조업체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국산 쌀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이번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제2차 전통주 산업 발전 기본계획”에도 국산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기반 마련을 위한 대책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대책에도 포함되어 있는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이야기해보려 한다.
제일 먼저 계약재배를 들 수 있다. 몇몇 양조장에서 고품질 술 생산을 위해 농가들과 다수확 쌀을 이용한 계약재배를 시도하고 있다. 계약재배는 농민들에게는 가격 및 판로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양조장은 품질 좋은 쌀을 시중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이러한 계약재배도 수입쌀과의 가격 경쟁력에서는 어려움이 있기에 가공용 원료곡의 보관 및 운반, 포장에 소요되는 비용의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이 만들어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계약재배가 가능할 것이다.
다음으로 주세와 관련되어서는 국산 쌀을 이용한 술에 대해 혜택이 필요하다. 현재 막걸리 주세는 5%, 약주는 30%로 원료 원산지와 관련 없이 동일하다. 이것을 국산 농산물을 이용해서 만든 술은 일정 부분 주세를 낮추어 수입쌀을 이용해 만드는 술과 경쟁력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전통주에 대한 주세 감면 량의 증가이다. 현재 전통주(민속주, 지역특산주)는 다른 주류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세를 반으로 감면해 주고 있다. 하지만 감면량이 발효주의 경우 500㎘, 증류주의 경우 250㎘ 이하로 매우 제한적이다. 이 술들의 세금 혜택 물량을 확대하면 국산 쌀의 소비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 있다.
이밖에 지자체 별로 지역 쌀을 이용해 술을 제조한 업체에 대해 지원을 해주는 곳이 있다. 하지만 예산이 부족해 많은 업체에 혜택이 돌아가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 시 정부 보조가 같이 이루어진다면 쌀 소비 물량은 확대될 수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정부 자금 및 공모 사업 등에 있어서 국산 농산물 사용 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등이 필요하다.
술은 하나의 기호식품으로 공산품이다. 하지만 우리 술을 농산물 소비를 확대시켜 농민들의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가공 상품으로 인식하고 다양한 규제완화나 지원책을 마련해야지만 농산물 소비 증가와 함께 우리 술 발전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