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유일의 누룩 밀양곡자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우리술 신문 펼치기(옛 신문을 보며..)-7

전통주의 제조에 있어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재료 중에 하나는 누룩이다. 누룩의 역할은 전분질 원료를 분해하는 역할과 누룩에 포함되어 있는 효모로 하여금 분해된 원료를 사용해서 알코올을 생산하게 한다. 그러기에 전통주에서는 누룩의 품질에 의해서 전통주의 품질을 이야기할 정도로 그 중요도는 매우 크다.


일반적으로 전통주의 누룩을 이야기할 때 일본에 의해 입국의 사용을 강요당하고 누룩을 사용한 술들은 못 만들게 한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독립 이후에도 전통주에서는 지속적으로 누룩이 사용되었다. 해방 후 일시적으로 탁주에 입국을 사용할 수 있었으나 이내 금지되었고 탁주는 누룩만으로 빚게 했다. 1962년 전체 원료 대비 10% 이상의 누룩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누룩에 추가하여 입국을 사용할 수 있게 일부 허용하였지만, 그 후로도 입국 사용은 금지와 해제가 반복되었다. 1967년부터는 입국을 탁주 제조에 일절 사용하지 못하게 하다가 1971년에 서야 이 조치가 풀렸고, 그제 서야 입국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조호철 페이스북 인용)


이러한 누룩과 관련된 신문 기사 중 밀양 곡자라는 곳이 신문에 지속적으로 나오고 그 기사의 흐름을 보면서 밀양 곡자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보려 한다. 먼저 현재는 찾아보기 힘든 누룩 판매 광고가 있어 소개하려 한다. 1928.10.19. 동아일보 4면 광고 내용이다.


1.jpg 밀양곡자 조선유일의 누룩 / 출처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밀양곡자

-조선유일의누룩-

조선에서는 밀양주가 제일조다고 상찬을밧는터입니다.

술맛이 조타함은 곡자(누룩)가 조흔 원인입니다. 밀양곡자중00 표충산, 산동산, 유천산, 마탕산이 가장조습니다. 금반비등종류의 생산자가 주주가 되어 밀양생산곡자주식회사를 설치하고 생산품에 대하야는 일일이 정밀한 검사를 0한후에 양호한 물품에 한하여 판매하게되엇습니다.

딸하서 지방에서 비롯오 안심하시고 사실수 잇슬것입니다.

향기럽고, 감미잇는 밀양주를 제조하시려면 우선 곡자(누룩)를 본사로 다소부간하시고 용명하심을 바랍니다.

경남밀양성내내일동

밀양생산곡자판매주식회사



아마도 밀양에서 만든 술이 맛이 좋은데 아마도 누룩이 좋아서이고 그러니 밀양 누룩을 많이 사달라는 광고이다. 이 광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조선 말기의 누룩(곡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미 조선 말기에 다양한 누룩이 있었으며 소맥을 분쇄하여 제조하는 분곡(紛麯)은 약주, 합주, 과하주 제조에 많이 사용되었으며 거칠게 밀을 분쇄한 조곡(粗麯)은 탁주, 소주 등의 제조에 구분해서 사용하였다.

22102018212319-0001.jpg 1916년 전국의 분곡 제조상황 / 출처 - 조선주조사



이 당시 주요 곡자 지역을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조선주조사에는 경성(서울), 전주(全州), 강경(江景), 광주(光州), 마산포(馬山浦), 광주(黃州), 평양(平壤), 평안북도, 구신의주, 안변(安邊), 함경북도, 광주군(廣州郡), 청도군(淸道郡) 지역의 누룩 제조방법에 대해 자세히 기록해 놓았다. 이처럼 이 당시에는 각 지역에 소규모의 특색 있는 누룩 제조장이 있었다. 하지만 기사가 나온 1928년을 정리한 내용을 보면 종래의 자가제조 및 판매용 곡자의 품질이 고르지 못하여 주조 개선에 지장이 있고 밀조주의 원료로 제공될 수 있어서 각도에서는 누룩 제조장을 집약 정리하는 방침을 수립하였다고 한다.


1923년경부터 경북을 시작으로 충북, 경기, 전북, 전남 등의 탁주를 각 지방 별로 집약시킴과 동시에 개량 곡자의 제조를 권장하였다. 밀양이 있던 경상남도의 경우 1927년 2,466곳의 누룩 생산공장이 1929년에는 786곳으로 감소하였다.

20181022_230113.jpg 연도별 누룩 제조장수 / 출처 - 국세청기술연구소 100년사


하지만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자신 있게 광고하던 밀양 누룩은 6년 후인 1934년 10월 30일 기사에서는 "곡자부패로 주조업자곤경" 이라는 제목으로 곡자 부패를 판매한 것으로 신문기사가 나왔다. 자신들은 그런 사실이 없고 다른 업체의 모략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양조장이나 세무서 담당자의 말을 들으면 아마도 잘못된 누룩을 판매한 것은 맞는 듯하다. 이후에 기사가 나오지 않아서 최종 결론은 알 수 없어 아쉽다.

2.jpg "곡자부패로 주조업자 곤경"이라는 기사 / 출처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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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36년 5월 28일자 신문을 보면 밀양곡자회사는 창녕군의 게성곡장회사와 함께 밀양조선주소조합이라는 술을 만드는 회사에 매수되어 직영으로 운영 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자신들이 원해서기보다는 세무서의 압력에 의한것이라 기사는 이야기 하고 있다. 이처럼 그 당시의 세무서는 술 회사의 합병을 강요할 정도로 큰 힘이 있던 기관임을 알수 있다.

그림1.jpg 밀양곡자회사의 매각 기사 / 출처-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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