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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의 경제학

길에서 길을 말하다 - 14


 최근 순례길을 찾는 한국인들은 년간 2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예전에 비해 급하게 확장되었고, 다녀온 사람들의 입담에 더욱 더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년간 20만 명 정도가 다녀간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한국 뿐만 아니라 스페인 현지에서도 순례자를 위한 여행 상품들이 존재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왠 여행사가 끼어드는가 싶겠지만, 30일이 넘는 일정을 소화할 수 없는 순례자나 심신이 약한 사람들을 위해 순례길들을 차량과 걸어서 체험할 수 있도록 여행상품으로 현지에서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한국에도 지속적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급증함에 따라 대형여행사에서도 손을 뻗친 것으로 풀이된다. 


  처음으로 산티아고순례길을 다녀왔던 2011년도 에는 모두투어나 하나투어같은 대형여행사에서 순례길관련 여행상품을 판매하지 않았었다. 오히려 신발끈여행사나 혜초여행사와 같은 작은 여행사에서 전문적으로 취급하던 여행상품이였다. 그러나 현재에 와서는 하나투어에서 공식적으로 산티아고순례길여행상품을 출시하였고, 순례길에서 하나투어의 종이표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개인이나 동호회에서 관심있는 사람들을 모아 인솔하여 순례길을 가기도 한다. 그래서 비용도 일정도 너무나 다르다.



 시간 ? 돈?


  그저 상업적이 되었다고 한탄 할수도 있지만 시간과 여유라는 상관관계에서 어떤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순례길을 가는 방법이 달라진다.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는 예비 순례자들은 관련된 블로그나 동호회에 가입하여 넘쳐나는 정보성 글을 마주 한다. 또한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강연을하거나 카카오톡 단체톡방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기도 한다. 대부분 경험을 전해주는 봉사의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일부는 강연을 통해 유료로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이 국내에서 순례길을 연상시킬 수 있는 카페나 게스트하우스를 개업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이처럼 순례길 하나만으로 다양한 여행상품 및 연관사업들이 확장되고 있으며 얼마든지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사업성이 두드러지는 순례길을 활용하여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곳은 공익성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다른 방법으로 이익을 만들어내는 곳도 있다. 단순히 좋은 정보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없겠으나 공식적이라는 말로 새로운 순례자들을 현혹하는 것은 사기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순례길 관련 설명회가 비일비재하게 많는데 전문성을 갖추거나 경험이 많은 분이 하는 경우는 별로 없어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실제로 어느 여행작가의 순례길 강연회에 참석했었는데 공립알베르게 중에 무료로 쉴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자랑하고 정보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이다. 공립 알베르게는 기부제(Donative)로 운영하는 곳이 있는데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돈만큼 내야 하는 곳이지 무료로 이용하는 곳이 아니다.  



 당신 정보는 믿을만 한가요?


  한국의 순례길을 대표하는 단체 또는 온라인 동호회를 보면 모두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웹사이트나 카페홈페이지 어디에도 이부분을 확인해줄 증서나 문서와 관련된 것이 없다. 정보는 갖추어져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공식적인 증거가 없는 것이다. 순례길을 몇 번씩 다녀온 경험자가 만든 단체이거나 카페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텐데 굳이 근거가 없는 대표성을 부각하며 예비순례자들을 유혹하는 것은 문제가 다분하다고 볼 수 있다. 포털사이트의 순례길관련 카페는 정기모임에 순례길관련 강연을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가이드북 소개와 판매를 독려한다거나 순례길경험이 부족한 스탭이 나와 설명하는 식으로 준비가 부족하고 사업자의 냄새를 풍기지만 겉모습은 봉사와 공익성을 내세우는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사업에 있어 공공성을 부각하면서 이익사업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마케팅측면이라기보다 모르는 사람들을 현혹하여 스스로를 광고하여 이익을 찾으려는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결국 진정성이 없는 모습만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톡의 단체톡방에도 순례길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으며 나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이러한 단체톡방의 활동을 달가와 하지 않는다. 온라인 동호회로 새로운 회원이 더이상 유입되지 않을테니 말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회원이 줄어든다고 생각하겠지만 좀더 넓게 생각하면 순례길에 대한 홍보가 더 많이 이루어짐으로써 관심가지는 사람들을 늘려 시장성이 더욱 커지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단체톡방이 문제있다고 말함으로써 먼저 자리를 잡은 이들이 볼때는 경쟁자이자 불필요한 존재이자 불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넘쳐나는 정보속에서 제대로된 정보를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유능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 사이트에 정보를 게시하더라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 올린 글이 네티즌의 마음에 들고 유용하다 생각되면 유경험자의 글과 말은 쓰레기로 전락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결국 순례자는 부실한 정보만을 가지고 찾아가 고생만 잔뜩한채 불편한 추억만 만들게 될 것이다. 순례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도 늘어 났지만 아직도 저렴하게 가려고 정보를 찾고 또 찾고 확인을 한다.


  과연 그렇게 시간을 투자하여 저렴하게 가는게 좋을지, 아니면 좀더 자금을 투자하더라도 여행사 또는 여행 전문가의 인솔을 받아 가는지 따져봐야 할것이다. 저렴하다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 아닐지는 금방 알아 차릴 수 있다. 순례길을 떠난다는 것은 어찌보면 걷기여행, 둘레길여행의 확장판이자 배낭여행의 새로운 모습이 될 수도 있다.  지금도 산티아고순례길은 여행사업에 있어 큰 이슈이며 순례길을 찾는 사람들은 카페와 온라인동호회 서점에서 정보를 찾아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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