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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수,열수,경강 그리고 한강 - 스물두번째

일상의 작은 쉼표 - 1

  가양대교를 넘어서면서 한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한양으로 가는 일정만 남았습니다. 한강의 하구는 세곡선뿐만 아니라 물류와 연관된 경강상인의 배들이 드나드는 곳입니다. 물론 한강 상류를 통해서도 물류가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삼남지방에서 올라오는 물품은 모두 강화의 염하강을 거쳐 한강하류를 통해 올라옵니다. 수많은 배가 오가면서 거쳐야했던 곳이 현재의 가양동인 양천관아를 거쳐야 했으나 지금은 강서구가 자리하고 양천구는 안양천 옆으로 비껴져 있습니다. 한강 하구가 얼마나 중요했던 지역인지 11번째 구간을 지나면서 얘기할까 합니다.             



세곡선은 이곳에 통행세를 내어라증미산 전망대      


 11코스는 증미역 2번 출구에서 출발하여 이마트를 지나 왼쪽으로 직진하여 성은교회 뒤편에 증미산 산책길 입구가 보이며, 자잘한 갈림길 중에 야자잎 가마니가 깔린 산책로를 따라갑니다. 200여 미터 올라가면 최근에 조성된 전망대에 다다르며 한강뿐만 아니라 맞은편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전체의 풍경도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증미(曾米)라는 말은 조선시대 세곡선뿐만 아니라 조운선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양천관아에 통행세를 내었다고 합니다. 썰물과 밀물이 겹칠때는 물살이 세어 간혹 조운선이 이곳에서 침몰하여 쌀가마니가 강물에 잠기기도 했는데 마을주민들이 쌀마가니를 건져내어 보관하거나 가져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쌀을 건져냈다‘라는 의미로 증미(曾米)라는 지명이 생겨 증미산이라고 불리웠으며, 세금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조운선을 침몰시켰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세금을  피해 마을 주민들이 쌀을 가져갈 수 있게 하였고, 침몰한 배에 대해서는 별다른 체재를 가하지 않았기에 빈번하게 침몰사고가 발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증미산의 다른 명칭으로 염창산이라고 하는데, 증미산 아래에 소금을 보관하던 창고가 있었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증미산을 포함한 가양동 일대는 조선시대 행정구역으로 양천현에 속해 있었고 마을 규모에 비해 세금이 많이 걷히던 마을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양천현에 부임한 관리는 올때는 외지마을에 부임하게되어 슬퍼했고, 떠날 때는 많은 것을 놓고가야해서 슬퍼했다고 합니다. 

증미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풍경
조운선의 설계 모습

 

 양천현이 있던 곳은 1977년 영등포구에서 분할되어 강서구가 되었고 이후 1988년에 강서구에서 분리되면서 양천이라는 옛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지역의 명칭은 그대로 보존되어 내려오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곳만은 나중에 지명을 되찾아 원래의 위차와는 다른 구역에 있는 것처럼 어색해 보입니다. 증미산이 위치한 곳은 강서구에 해당하며 증미산 전망대가 자리한 곳이 정상으로 해발 55m로 낮은 동산과 같은 곳이지만 야경을 만끽하기에 힘들지 않고 올라가 탁트인 한강의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한강으로 이어지는 데크계단이 놓여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입니다. 한강 하류는 밀물과 썰물의 영향으로 바닷물이 올라오는 곳입니다. 그래서 갯펄이 존재하였으나 택지개발에 따라 메워지면서 갯펄은 사라지고 나루터와갯펄의 의미을 간직한 지명만 남아 있습니다. 한강 하구는 방어의 최전방 구역이였기에 궁산에는 삼국시대부터 축성된 고성지가 있으며 맞은편에는 행주산성이 존재하여 한강방어를 담당했습니다. 

 증미산에서 야경을 즐긴 후 데크 계단을 이용하여 한강으로 접어 듭니다. 낮에도 아름답지만 한강하류는 밤에 더욱 아름운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다리는 성산대교입니다.     

     


 자연 그대로 남아있는 하천안양천     


  한강에 합류하는 지천이 제법 많습니다.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하천도 있지만 물길이 바뀌어 모습이 바뀐곳도 있습니다. 성내천, 탄천, 난지천, 불광천, 중랑천의 하류는 잠실섬 육지화 및 한강 제방을 쌓으면서 물길이 변하여 예전 모습이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안양천은 옛 모습이 살아있는 하천입니다. 물길이 바뀌기보다 하천 주변이 정비되어 한강에 연결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안양천의 시작은 의왕시에 있는 백운산에서 발원하여 군포시, 안양시 등을 통과하여 한강에 이르는 약 32km에 이릅니다. 여러 지역을 거치다 보니 학의천, 오목내, 한천, 갈철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우다 일제강점기에 안양천으로 통합되어 불리웠습니다.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에 ’철곶포(鐵串浦)’ 또는 ’작은양화나루’라 불리우는 나루터가 있어 김포, 양천현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였고 지금에 양화교 부근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다리가 놓여 있어 포구의 모습을 찾을 수 없고 안양천 양쪽으로 산책길이 조성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수변공원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안양천은 서울시와 광명시를 나누는 경계의 역할도 하고 있으며 생태하천으로 변모하면서 한강 수질 개선에도 도움이 되었고 안양천 자체도 가마우지와 천둥오리 및 왜가리 등이 서식하는 자연하천으로 변모함으로써 악취로부터 벗어나 상쾌하게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자리매김하였고 특히 안양천에 세워진 제방산책길은 벚꽃나무가 양쪽으로 줄지어 심어져 있어 10여 km에 달하는 벚꽃 산책길이 따스한 4월에 열립니다.     

 (이미지 : 한강의 예전과 현재 모습 비교)     

 

  안양천 합수부에는 작은 쉼터가 조성되어 있으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쉬어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왼편으로 하늘공원과 한강하류를 조망할 수 있고, 오른쪽으로는 최근에 건설된 월드컵대교를 포함하여 선유도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탁 트인 장소입니다. 한강길이나 서울둘레길을 걸을때마다 이곳에서 무조건 쉬어가던 장소이자 사람들이 알아서 쉬어가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안양천 합수부를 지나면 정면에 커다란 돛대를 세운듯한 형상의 월드컵대교가 막마지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한강에 두 번째로 세워진 비대칭 사장교이자 서울시계를 통과하는 21번째 대교이며, 한강 전체로 보면 32번째 대교에 해당됩니다. 2010년에 공사시작하여 예산부족으로 공사가 지연되었으나 2020년에 완공 예정인 대교로써 대교 양옆으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되어 한강시민공원과 연결될 예정이며 안전하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다리로 될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이면 멋진 다리 위를 건널 수 있을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한강산책길을 따라 선유도공원으로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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