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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여행 in 꽃길만] 꽃길만 걸을 수 있다면 이곳으로

[포토 에세이]

 4월은 동시에 꽃들이 피어나는 시기이다. 3월부터 순차적으로 매화, 개나리, 산수유, 벚꽃이 피었었는데 어느때부터인가 동시에 벚꽃과 개나리가 한데 어울려서 피어난다. 자연생태가 변했다는 심오한 의미를 접어두고 보여지는 풍경만큼은 어느때보다 아름답다. 각양각색의 꽃이 피면서 보여지는 자연의 색감도 너무나 아름답다. 그렇게 아름다운 장소중에 손꼽아 보는 곳이 인왕산과 안산일 것이다. 하늘다리라는 생태육교가 생기면서 무악재를 사이에 둔 두 개의 산을 이어서 걷는 길은 진정한 '꽃길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누구를 위해 아름다운걸까?

  

  인왕산은 예전부터 개나리와 산수유가 피어나 산 전체가 노랗게 보이는 곳이였다. 거기에 산책길이 생기면서 심어놓은 벚꽃과 소수의 복사꽃이 동시에 피면 분홍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장소로 변모한다. 이곳에 가려면 무악재 고개에 세워진 하늘다리를 건너 인왕산 산책길을 따라가면 된다. 이런 곳에서는 어떻게 가야 한다는 정해진 길은 없다. 내가 가고 싶은 길,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 가장 잘 선택한 길이다.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두 부류이다. 꽃이 피던 상관없이 길을 따라 빠른 걸음으로 재촉하여 걷는 사람과 풍경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사진으로 남기고 응시하며 찬찬히 걷는 사람들이다. 난 후자의 방법을 좋아하고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걸으라고 말한다. 


 아름다운 풍경은 사람의 마음속에 감동을 심어준다. 그런 감동을 느끼는게 뭐가 대수이냐고 말할수도 있지만 사람은 감동을 느끼고 사랑하는 감정을 경험했을때 세로토닌과 다이돌핀이 나와 마음을 치유해 준다. 결국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걷다보면 어느새 나는 치유된 마음을 가지고 산아래로 내려오게 된다.



  짧은 감동, 긴 여운...


  벚꽃은 다른 꽃에 비해 만발하면 너무나 아름답지만 그 시기를 맞추기는 너무나 어렵다. 너무 빨리 꽃이지기 때문이다. 순간에 아름다움과 폭발하듯 피어난 꽃의 모습때문에 일본의 사무라이 들이 좋아했었다고 한다. 둘레길이나 지역의 소공원에 가면 많이 심어놓은 나무가 벚나무이다. 그러다 보니 이맘때면 어디서나 벚꽃을 볼 수 있다. 보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위해 유명장소를 찾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건 날짜를 잘 잡는 것이다. 그래야만 만개한 벚꽃을 보며 가슴벅찬 감동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며칠 지나서 다시 가면 그 감흥을 느낄 수 없다. 휑한 벚나무에 군데군데 달린 꽃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렇게 벚꽃은 감동은 주지만 느끼고 긴 여운을 가지기에는 어렵다. 그래서 기회가 되었을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보면서 마음 속에 꾹꾹 눌러 담아 놓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산 속에 피어나느 산벚꽃을 보러 가야한다. 다음 주면 남산 부터 산속에 있는 벚나무가 꽃을 피울테니 말이다. 빨리 걷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면서 음미하듯 걸어보면 어떨까? 



서촌마을에도 어김없이 벚꽃이 핀다.


  이곳은 다른 곳에 비해 수양벚꽃이라는 흘러내리듯 내려오는 가지위에 피어난 벚꽃나무가 많다. 그래서 어느지역보다 특이하고 아름답다. 게다가 한옥의 검은 지붕과 어울리면 화려한 미백의 색깔은 더욱 빛난다. 지금이라도 멀리가기보다 집앞에 아니면 서촌에 봄나들이 가보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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