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버킷리스트 in제주] 한라산에 오르다!! (2)


 제주에서 2일차...


 새벽 5시에 일어나 산에 오를 채비를 하였다. 제주시내에서 281번 버스를 타면 성판악입구까지 이동할 수 있다. 차량을 가져와 성판악 주차장에 주차하여도 되지만 제한이 있어서 늦으면 주차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래서 마음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차를 하면 성판악으로 다시 내려와야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관음사방향으로 내려갈수도 있다.


 버스를 타고 6시 40분 정도 성판악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탐방로 입구에 모여들고 있었다. 이제는 사전에 탐방예약을 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무분별하게 찾아와 자연훼손을 막고 보호하자는 취지일 것이다. 사전 예약 후 QR코드로 인증해야만 탐방 안내소를 지나 한라산으로 갈 수 있다. 이를 분실했거나 발급받지 못했다면 갈 수 없도록 막고 있다.



 한라산 성판악과 관음사코스는 백록담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등산로이다. 이중에 성판악 코스가 9.6km로 길지만 사라오름입구까지는 그나마 완만하게 올라가는 코스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코스이다. 이에 반해 관음사 코스는 8.7km로 짧지만 경사가 급한 구간이 많고 대부분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한라산을 찾는 사람들은 대체로 성판악 코스를 선택한다.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 한라산을 찾아가면 단풍든 풍경이나 싱싱한 조릿대의 풍경을 볼 수 있지만 돌계단과 뾰족한 현무암으로된 탐방로로 인해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돌이 날카롭기도 하고 뾰족한 바위가 많아 자칫 넘어지면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라가는 동안 땅바닥을 보면서 걸어야 했다.


  이보다 안전하고 편하게 한라산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겨울의 한라산을 찾는다. 두터운 눈이 쌓이면 돌계단이 경사길로 바뀌고 푹신한 눈이 쌓여 더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젠과 두툼한 패딩을 준비하였다면 겨울의 한라산이 더 편할 수 있다. 물론 하늘을 보며 걸을 수 있는 건 덤이다. 단지 춥다는 생각에 찾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매년 겨울만 되면 한라산에 가려고 했으나 실제로 찾아간 것은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이었다. 지루하고 같은 풍경이 이어지는 성판악 코스는 진달래 대피소까지만 이다. 이후에는 경사가 급해지면서 주목군락지를 지나 하늘과 맡닿은 정상부가 보이는 구간이다.


   진달래대피소를 지나 1km 정도 올라오면 탁트이는 능선에 다다른다. 정면에는 한라산의 분화구로 보이는 뾰족한 산이 마주하고 있다. 뒤돌아 서면 표선과 남원 방향의 풍경과 곳곳에 솟아난 오름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뒤돌아 보기보다 앞으로만 가려고 한다. 열에 한 명 정도만 뒤돌아 보고 풍경을 감상하면서 사진을 남긴다. 이 멋진 풍경을 보지 못했다면 한라산에 오른 보람이 있을까 싶다.


  성판악 구간은 9.6km로 천천히 걸어가면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여기에 휴식 시간을 얼마나 정하느냐에 따라 한 두시간이 추가될 것이다. 코스가 어렵다기보다 뾰족한 돌계단 때문에 빨리 걷지 못하고 조심해서 걸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래도 이른 아침에 시작한다면 보다 여유롭게 한라산 등산을 할 수 있다. 진달래 대피소의 마감시간은 12시 30분이니 충분히 휴식하며 올라갈 수 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마지막 계단길이 눈앞에 보인다. 저 계단만 올라서면 나의 버킷리스트인 한라산 백록담에 도달한다. 오랜만에 길고긴 오르막길을 오르니 허벅지에 통증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정상부에 올라서니 길고긴 줄이 서있다. 한라산 정상 표지석을로 향한 줄이다. 표지석에서 기념사진을 찍기위한것도 있겠지만 한라산 정상에 도달하여 인증사진을 찍으면 등반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백록담앞에 특별한 지역에서만 사진을 찍는것이 아니라 반경 1km이내에서 GPS가 연동되는 사진을 찍어서 한라산 탐방예약사이트에서 인증신청을 할 수 있다. 현장에서도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도 있다. 우리 일행은 이걸 몰라서 그냥 내려왔지만 아쉽지는 않다. 내가 인증했고 동료들이 한라산 꼭대기에 도착했다는 것을 인증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간단하게 컵라면과 밥으로 식사를 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관음사방향으로 걸어내려왔다. 성판악 코스의 풍경은 밋밋하지만 여성스러운 부드러움이 있다면 관음사코스의 풍경은 다이나믹하고 역동성이 느껴지는 남성미가 있다. 지금도 용암이 흘러 내려갈것만 같은 바위와 계곡의 풍경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정상에서 내려갈때 초반에는 나무데크이지만 중간에 바윗계단이 많다. 그래서 역시나 바닥에 시선을 고정한 채 끝없이 길고 긴 내리막길을 걸어야 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간도 4시간 넘게 내려오니 끝을 보이기 시작한다. 


 게다가 세차게 내리는 비 때문에 돌길은 더 미끄럽기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좀더 탐방로를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함을 얘기하고 싶다. 데크도 낡아서 부서지고 망가진 곳도 제법 많았다. 하지만 고치지 않고 방치하듯 내버려둔 것이 과연 자연보호를 위해 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만큼 휴식기를 가지더라도 관음사 구간의 탐방로를 개선하였으면 한다. 지금의 탐방로는 "싫으면 너가 오지 마세요"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풍경을 오로지 내려오는 계단길에 집중하다보니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다. 쉼터도 부족하지만 이건 상관없다. 그저 안전하게 오갈 수 있도록 개선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시기가 눈 많이 내린 겨울철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눈꽃이 피는 날에 다시 오고 싶은 한라산이다.


 한라산은 탐방예약제로 운영이 되며 해당월의 일주일 전부터 탐방예약을 신청할 수 있다. 주말은 미리 예약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반면에 평일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개인이 개별적으로 신청해야 하며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는다. 게다가 예약 신청후 못가는 상황이되어 취소를 못하게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노쇼를 하지 않는것이 좋다.


한라산 등정인증하기 - https://visithalla.jeju.go.kr/certi/regist.do


한라산 등정인증서 모바일 발급 안내

https://visithalla.jeju.go.kr/board/boardView.do?bbsId=notice&seq=1261



** 절기마다 입산 통제 시간 안내

• 동 절 기 06:00~12:00 입산 가능(진달래밭 통제소, 삼각봉 대피소에서 12:00 탐방 통제), 정상 하산 13:30 하산


• 춘추절기 05:30~12:30 입산 가능(진달래밭 통제소, 삼각봉 대피소에서 12:30 탐방 통제), 정상 하산 14:00 하산


• 하 절 기 05:00~13:00 입산 가능(진달래밭 통제소, 삼각봉 대피소에서 13:00 탐방 통제), 정상 하산 14:30 하산


※ 동절기 11월~2월, 춘추절기 3~4월, 9~10월, 하절기 5~8월

매거진의 이전글 [버킷리스트 in제주] 한라산에 오르다!!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