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캐나다 토론토로-
우리는 이사를 가는 걸까, 이민을 가는 걸까.
남편이 이직을 했다. LA에 오래오래 살 줄 알고 겨우 정을 붙였는데 캐나다 토론토로 가게 됐다. 그곳에서 얼마나 살까? 계속 살게 되려나. 아닐까. 서울에서 LA로 올 땐 가방 두 개가 전부였는데 이번엔 대충 봐도 짐이 한 트럭이다. 남편이랑 둘이서 발품 팔며 산 가구들을 버리고 갈 수가 없다. 영영 이 곳에 살 줄 알았을 땐 없는 게 더 많게 느껴졌다. 떠나려고 보니 집에 쌓아둔 것들이 많다. 삶은 가볍게 산다면서도 자꾸만 무거워지는 건가 보다.
캐나다는 처음이다. 무서워하지 않기로 했다.
2010년 가을, 아무도 없는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처음으로 왔을 때였다. 공항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학교 강당에 내렸는데 집에 가는 길을 못 찾겠는 거다. 미리 프린트해온 구글 지도를 손에 쥐고선 헤맸다. 막막했지만, 혼자 있다는 두려움보다 새로운 곳에 왔다는 기쁨이 더 컸다. 결국엔 집도 잘 찾아갔다.
낯선 나라의 이름조차 처음 들어본 도시, 미국 위스콘신주 메디슨에서 1년을 보내고 나니 떠나기가 아쉬울 정도로 좋은 친구들이 생겼다. 남편을 만났다. 생각이 조금 더 말랑말랑한 사람이 되었다.
또 다시 맨 몸으로 어딘가에 간다. 잠깐 여행을 가서 살아보는 것과 뿌리 내리고 사는 건 많이 다르다는 걸 알기에 마냥 신나지는 않는다. 다만, 궁금하다. 한 번도 안 가본 나라의 처음인 도시, 토론토에서 나는, 우리 둘은 어떤 사람이 되려나?
뜻밖에 말하는 안녕, '굿바이 LA!'
12월 4일, 남편의 첫 출근 날짜가 나왔다. 올 때도 겨울에 왔는데 떠날 때도 겨울이다. 짐 정리를 하면서 LA에서 찍은 사진들 정리도 같이 하고 있다. 떠날 때가 되니 알겠다. 이 도시는 서울에서 온 나를 환대해줬다.
당연히 사진에 담기지 않은 것들이 더 많다. 기쁘다가도 외로웠다. 워낙 비싼 도시이다 보니 열심히 살아도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 같아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Are you ready? Ready to leave?"
"Yes, I do." "Fo Sho."
남편과 둘이서 서로 여러 번 묻고 답했다. 가까워진 친구들과 가족들을 남겨두고 가는 건 슬프지만, 우리는 떠나기로 했다.
과분한 기회가 왔다. 낯선 곳이 겁난다고 주저앉기엔 아직 팔팔하다.
기쁜 우리 젊은 날을 기록하고 기념하며,
자유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