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즐거움>을 쓴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자신을 사라지게 하는’ 게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 했다. 내가 없어져야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니... 지난여름 무더위에 지칠 때마다 난 airbnb와 agoda를 열심히 팠다. 더위를 잊었고 나는 어딘가로 사라졌지만, 다행히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몰입이었다. VR기기로 눈을 가리지 않아도 손가락만 까딱거리면 가능한 행복이다. 지금도 GoogleMap엔 새로운 아이콘이 늘어가는데, 그동안 쉬고 있던 Grab, Vexere, Whatsapp도 기름칠하듯 다시 돌려본다. 트래블카드도 챙기고, 자주 검색하게 될 Get Your Guide, Klook 등을 즐겨찾기에 잘 모셔 둔다. 예매가 끝난 Skyscanner나 Vietnam Railway 등은 당분간 뒤로 밀어 놓고. 누군가는 떠난다는 것 자체로 이미 여행의 목표는 달성한 거라는데, 그럼 이제부터 뭘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