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귀는 열려있어서

by 잼스

새벽 기침에 잠을 깼다. 깼다기보다 잠을 설치고 있었다. 거친 기침에 덜컥 겁이 나서 약을 찾았다. 목통증 약 두 알, 기침약 두 알. 정신이 또렷해져 시간을 보니 세 시 사십 분, 알약을 삼켰다. 발코니에 나 앉으니 은은한 타종 소리가 들린다. 고요한 시간에 나 혼자 듣는 느낌이다. 아니 종 치는 사람과 단둘이. 약 기운에 오지 않을 것 같던 잠이 몰려와 다시 누웠고 요란한 새소리에 다시 깼다. 땀과 함께 얼굴에 무게중심이 쏠린 느낌이다. 그래도 어쩜 저리 앙증맞게 지저귀는지, 눈 뜨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 호이안 어디서도 이처럼 새뜻한 소리는 듣지 못했다. 배부른 고양이 새끼 냄새 맡아보듯 새소리를 따라 발코니로 나갔다. 바로 앞이 사원이다. 뒷모습이라서 알아채지 못했다. 내 감기 가져가 달라고 중얼거렸다. 새벽녘 호이안 산책은 물 건너갔지만 귀는 멀거니 호사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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