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안, 꽃으로 물든 겨울

by 잼스

베트남 국화는 연꽃이다. 아오자이를 연상시키지만 흔치 않고 제철도 아니다. 대신에 눈길을 사로잡는 건 단연 덩굴식물, 부겐빌레아(Bougainvillea)다. 꽃으로 가장한 화선지 느낌의 포(包)가 빨강, 하양, 진분홍으로 담장과 지붕을 수놓는다. 우리나라에선 노지 재배가 어렵기에 더 이국적이다. 여기에선 "Hoa Su"라 불리는 플루메리아(Plumeria)도 빼놓을 수 없다. 훌라 춤을 추는 하와이 여인의 귀에 꽂힌 바로 그 꽃이다. 통째로 떨어지는 꽃송이도 아름답지만 은은한 향기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베트남 하면 연상되는 야자수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배경이다.


화려한 색감을 좋아하기 때문인지 집집마다 화분을 들인다. 발코니, 계단, 문 앞과 길거리까지 꽃기린, 코스모스, 샐비어, 포인세티아, 해바라기, 메리골드, 달리아, 동백, 국화, 귤, 로열 살구나무 등 주로 노랗고 빨간 꽃을 가진 식물들이다. 작은 땅에라도 심어서 키우는 건 란타나, 치자, 앵무새부리꽃, 히비스커스, 익소라(Ixora coccinea) 등인데 꽃을 사랑하는 마음은 수명을 다한 나룻배와, 플라스틱 양동이에 까지 파운드 오브제 아트(Found Object Art)로 이어진다. 오늘은 호이안에서 가장 꽃이 많다는 카페에 왔다. 페튜니아, 황화코스모스, 백일홍 등으로 장식된 이곳엔 오전인데도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인다. 문득 시골에 두고 온 차가운 뜰이 가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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